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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시장]변호사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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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휘 법무법인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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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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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시장]변호사의 자격
주말 드라마 '욕망의 불꽃'이 끝났다. 욕망의 불꽃에서는 재벌 회장의 집사 역할을 하는 변호사가 꽤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 변호사는 재벌 회장 앞에서 항상 양손을 공손하게 마주 잡고 시선은 아래로 둔다. 가끔은 재벌 회장의 화풀이 상대가 돼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월화 드라마 '마이더스'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변호사는 재벌 회장의 불법 상속이나 탈세 등을 위해 온갖 탈법을 동원하고 심지어는 깡패들을 지휘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변호사의 모습은 같은 변호사로서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런데 이런 묘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자신이 없다.

2010년 한 해만 하더라도 사기, 횡령 등 재산범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변호사는 11명에 달한다. 매월 1명씩 변호사가 기소돼 재판을 받은 셈이다.

의뢰인의 돈을 횡령하거나 자금을 빌린 뒤 돌려주지 않는 차용금 사기 등이 대부분이었다. 변호사가 위증을 교사하거나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사례도 있었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월 200만 원의 수익도 올리지 못하는 변호사가 서초동에 가면 흔하다고도 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고객만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변호사가 의뢰인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사건을 상담하기도 한다. 변호사들이 '영감'이라는 소리를 듣던 시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때인 듯 아련하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에서 집사변호사가 등장하더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필자부터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다.

동료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변호사는 "내가 모 회장님을 모시면서 일을 봐주고 있는데, 그 일만 다하더라도 충분히 변호사로서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을 가끔 한다. 이 변호사는 동료 변호사의 부러움을 산다.

매월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조차 걱정하고 직원 월급날이 제일 두렵다는 동료 변호사들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부러움도 이해가 된다. '사흘 굶으면 담장 넘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의 실현보다는 돈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정의도 거래하는 변호사를 비꼬아 '배고픈 변호사는 굶주린 사자보다 더 무섭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앞으로 집사변호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집사가 집사로서 역할을 정의롭게 수행하면 아무 문제는 없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한다. 그런데 그 집사가 오로지 주인만을 위해 정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가 문제다.

변호사는 수임료를 받고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의뢰인의 이익과 정의가 어긋날 때 변호사의 처신이 문제다. 의뢰인과 상담을 하다보면 그 의뢰인의 의도나 위임사건이 정의에 반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변호사로서는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의뢰인에게 말하고 수임료를 돌려줄 수도 있지만, 당장 임대료와 인건비를 고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도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 이럴 때면 필자가 사법연수원 시절 교수님께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면기난부'(免飢難富). 변호사가 돼서 부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굶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변호사법 제1조 제1항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혼을 파는 변호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새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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