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美 코란 화형식이 촉발한 아프간내 종교전쟁

머니투데이
  • 권성희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1.04.04 11:17
  • 글자크기조절
  • 댓글···
美 코란 화형식이 촉발한 아프간내 종교전쟁
북아프리카와 중동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의 입장이 날로 난처해지고 있다. 리비아전 개입 때도 더 이상 이슬람 지역내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골치 아파 주춤거렸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확산되고 있는 종교전쟁 양상의 시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주말 아프간에서는 미국 플로리다주 한 개신교 목사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우며 화형식을 집행한데 항의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특히 지난 1일 아프간 북부 지역 최대도시인 마자리샤리프에서는 시위대가 유엔 사무소를 습격해 유엔 직원과 경비원 등 7명이 숨지고 시위대도 경찰의 총을 맞아 5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마자리샤리프는 아프간에서도 안전한 도시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유엔 사무소는 수천명이 시위를 벌이는 중에도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가 습격을 당했다. 희생자중 2명은 참수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일과 3일에는 아프간 남부 도시 칸다하르에서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지난 주말 수천명의 시위대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비난하며 "카르자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와 함께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이 곳에서도 시위대가 유엔 사무소를 향해 행진하려다 아프간 경찰이 발포한 총에 맞아 9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

하지만 시위는 3일에도 이어져 어린 아이를 포함한 아프간인 2명이 추가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당했다. 600여명의 군중은 칸다하르 정부 청사에 돌을 던지며 "미국에 죽음을", "이교도의 노예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탈레반은 이번 시위가 미국의 반 이슬람주의에 반발해 아프간인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는 아프간 정부의 취약한 집권력을 드러내며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프간 정부는 이미 농촌지역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대처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도시에서까지 사상자가 발생하는 과격 시위가 일어나자 더욱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美 코란 화형식이 촉발한 아프간내 종교전쟁
이번 사태를 촉발한 장본인은 플로리다주 개신교의 테리 존스(59) 목사다. 존스 목사는 미주리주 출신으로 1980년대에 독일 쾰른 지역에서 기독교 복음주의 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동성애자를 심하게 공격한데 이어 이슬람에 대한 과격한 반감을 표출하다 2009년 사임하고 플로리다주 게인스빌로 이주해 목회 활동을 계속했다.

존스 목사는 지난 3월20일 코란에 대한 모의재판을 열어 5가지 '반인륜범죄' 항목을 열거한 뒤 소각 판결을 내렸다. 이날 코란 화형식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같은 과격한 기독교 근본주의는 미국의 아프간 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프간에서 미국을 비롯한 15만명의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미국 중부군 사령관은 3일 WSJ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 교회의 코란 화형식은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간 탈레반과의 전쟁에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페트라우스 사령관은 존스 목사에 대해 "혐오스럽고 극도로 무례하며 엄청나게 비관용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탈레반과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은 무엇이든 계기만 있으면 더 심한 과격 행동을 유발하는 구실로 삼고 있으며 빌미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폭력을 꾀한다"고 지적하며 존스 목사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게 좋은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코란은 이슬람 경전으로 신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 1일 유엔 사무소 습격 현장을 찍은 동영상에 따르면 시위대는 플로리다주 교회에서 있었던 코란 화형식을 격렬히 비난하며 "분연히 일어서 지하드(이교도에 대해 벌이는 성스러운 전쟁)를 벌이는 것은 모든 이의 권리"라고 외쳤다.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3일 페트라우스 미국 사령관과 미 대사관 관계자 등을 만나 "미국 정부와 상하원은 (존스 목사의) 끔찍한 행동을 명확하게 비판해야 하며 앞으로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코란 화형식이 "극도로 비관용적이고 심한 편견에 사로잡힌 행동"이라고 비난한 동시에 "이에 반발해 죄 없는 사람들을 공격해 살상하는 것 역시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행동이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기독교 원리주의로 촉발된 아프간의 이번 시위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코란 화형식은 아프간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에 불을 당기는 계기가 됐을 뿐 아프간내 반미 감정은 뿌리 깊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를 공부하는 학생으로 지난 3일 칸다하르 시위에 참여했던 25세의 카리물란은 WSJ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주 목사나 아프간 주둔 미군이나 다른 게 없다"며 "미국인들은 이곳에서는 아프간인을 죽이고 미국에서는 신성한 코란을 불태운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이슬람은 모욕하는 것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투맨 the 유튜브가이드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