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저축銀 부실 책임추궁 적극 반박

머니투데이

박성민 사진= 이동훈 기자

"저축은행 부실 키운 건 윤증현 장관"(이성헌 의원)
"국회가 규제 법안 통과 안 시켜줬다"(윤증현 장관)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책임을 놓고 경제 수장과 여당 의원의 공방이 오갔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8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88클럽' 제도를 만들어 지금의 저축은행 부실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88클럽'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의 우량 저축은행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88클럽' 저축은행에 대해선 동일인 여신한도 비중을 자기자본의 20%까지 늘려줬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결국 저축은행이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윤 장관은 "당시 서민 금융지원을 위해 우량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동일인 대출 한도를 '자기자본의 20% 이내, 금액 기준 80억원 이하'로 이중규제 하던 것 중 80억원 한도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저축은행은 분식회계 등으로 (88클럽의) 기준에 들어간 뒤 대출을 마음대로 해주지 않았느냐"며 "그렇게 한 것이 저축은행의 대규모 PF 대출을 불러왔고 오늘날의 부실사태로 이어졌다"고 맞받았다

이 의원의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윤 장관은 "자산 건전성을 해칠까봐 대출을 전체 여신의 30% 이하로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17대에서 논의되지 않다가 작년에야 통과됐다"며 국회의 늑장 법안처리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88클럽'제도와 규제완화가 저축은행의 부실을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이라며 "동네 구멍가게 주인에게 백화점 운영을 맡겨 20조원에 달하는 국민 세금을 투여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