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잇단 비보에 누리꾼 "힘차게 일어나라" 격려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학생 4명에 이어 이번엔 교수까지 자살했다는 비보를 접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10일 오후 4시께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 학교 박 모(54) 교수가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애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인 '로봇영재' 조모(19)군을 시작으로 지난 17일까지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또 다시 접한 비보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을 막아보겠다며 불과 이틀 전인 지난 8일에도 서남표 총장과 학생들이 무려 3시간 30분 동안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서로 소통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차였다.

또 오는 15일에는 긴급이사회까지 소집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힘들고 지친 학생들의 어깨를 감싸 줘야 할 교수가, 그것도 지난해 최우수 교수로까지 선정된 이 학교의 출신의 선배가 어떤 이유에서 건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AIST구성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충격의 강도는 훨씬 크게 느껴지는 모습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축제기간에도 수업을 진행하던 KAIST가 이례적으로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휴강도 불사하고 사제 간의 대화를 진행하며 대책을 마련해 보려고 했다" 며 "이런 상황에서 교수까지 자살하는 비보까지 더해지자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한 동료교수는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 믿기질 않는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인터넷상에는 이 같은 사태를 안타까워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KAIST가 비극을 딛고 힘차게 다시 일어나기를 바란다. 더 이상 희망의 불이 꺼지지 않기를 기원 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제 본 밝은 KAIST의 모습이 영원하길 우리 모두 함께 걱정하고 기도하자”고 격려했다.

반면 다른 한 누리꾼은 “지나친 경쟁이 지금과 같은 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후 학교 본부 앞에서는 학생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추모집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