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발급 제재, 엄포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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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기자

더벨|이 기사는 04월12일(15:2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을 억제하겠다는 금융감독 당국의 경고에도, 감독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 체계도 불분명해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로부터 제출받는 업무보고서에는 신용등급별 카드발급 현황이 없다.

◇ 등급별 발급현황 비정기 파악

신용카드 이용실적과 모집인 운영현황, 경품지급 내역, 무수익상품 행사내역 등 모집인 관련 규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카드 발급과 관련해서는 카드발급수 현황이 유일하다. 신용등급별 카드발급 현황은 필요할 경우에 한해 수시로 파악하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득·재산 등에 비춰 상환 능력이 없는 고객에게 카드를 발급하는 건 위법이지만 구체적으로 사안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저신용자 비중이나 이용한도 등을 사전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에 회원등급별 분포현황은 보고하고 있지만 신용등급별 발급현황은 여신협회나 금감원에 따로 보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등급별 카드발급과 관련해 사실상 카드사에 전권을 부여해준 셈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이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카드를 발급했다면 문제가 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이) 많은 곳을 엄중 제재하면 된다.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경고했지만, 엄포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신용자 카드발급이 감독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지난해 저신용자(7~10등급) 카드발급은 60%나 늘어났다.

◇ 카드발급 감독 이원화

카드발급과 관련한 감독 체계가 이원화돼 있어, 효과적인 감독도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사 감독 업무는 중소서민금융업서비스본부 소속 여신전문서비스실이 맡고 있다. 반면, 신용정보회사에 대한 감독은 은행업서비스본부의 특수은행서비스국 관할이다.

여전실의 감독 공백 속에, 특수은행서비스국의 신용정보업팀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카드사의 신용등급별 카드 발급 현황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 신용정보회사역시 카드사 별 신규 카드 발급 현황을 별도로 분석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리스크의 핵심은 고객 신용등급"라며 "카드사마다 산출기준이 다르고 외부평가기관의 체계도 통일되지 않아 일률적인 규제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