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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은 소비자 입맞 맞추는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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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 기자
  • 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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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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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고수를 찾아서]정종섭 서울대 로스쿨 원장

"로스쿨제도는 법률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입맛'과 능력에 맞게 법조인을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배출되면 소비자는 보다 다양하고 적정한 방식으로 법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종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54)은 로스쿨제도가 '시장주의' 개념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은 다수의 법조인을 양성해 제공하는 일종의 '뷔페' 같은 개념으로 사법시험 제도처럼 최고의 질을 갖춘 법조인만 내놓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로스쿨제도를 '밥그릇 싸움'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경영,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으로 배출되면 다양한 법률서비스가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준법지원제도'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논란 등 최근의 법조계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준법지원인제도에 대해서는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준법지원인을 단순히 수익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며 "경영활동에서 이뤄지는 각종 계약이나 사업검토, 분쟁발생 등의 상항에서 준법지원인을 활용하면 기업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부 폐지논란에 대해서는 "중수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와 중수부 폐지 논의가 왜 나오고 있는지 등에 대한 본질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존치론과 폐지론은 놓고 당사자들 간에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스쿨졸업생이 치러야 하는 변호사시험과 관련해선 시험의 방식이나 난이도가 종래 사법시험과 같이 되거나 합격률을 낮게 정하면, 로스쿨의 교육프로그램을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학생들은 취업 때문에 변호사시험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단 로스쿨을 졸업하면 변호사자격을 취득하게 한 뒤 시장에서 선택받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법조인 양성을 공급자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수요자적인 발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것이다.

로스쿨을 통해 법조인이 너무 많아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원리'를 강조했다. 정 원장은 "법조인이 많아진다고 해서 '밥그릇'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능력 있는 변호사는 여전히 비싼 수임료를 지급하는 사람들에게 고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헌법분야 이끌 차세대 재목=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정 원장은 한국 헌법분야를 이끌어갈 차세대 재목으로 꼽힌다. 1982년 사법시험(사시 24회)에 합격하고 1989년부터 6년 동안 헌재 연구관으로 재직했다.

그는 '고시생의 바이블'로 불리는 '한국헌법론'의 저자인 허영 전 연세대 교수의 제자다. 198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경희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허 교수에게 사사 받아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정 원장은 '헌법읽기 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7년에는 사진작가 김중만씨의 꽃 사진과 함께 헌법 조문 및 용어 등을 설명한 '대한민국 헌법'을 펴냈다. 그는 '국민들이 헌법을 이해해야 사회적 컨센서스(합의)가 생성될 수 있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정 원장이 '헌법이론의 한국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 '헌법학원론'과 만화로 헌법을 설명한 '정종섭 교수와 함께 보는 대한민국 헌법' 등 헌법 관련 대중서적 발간에 집중하는 이유다.

1992년부터 건국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그가 모교인 서울대 법대로 부임한 것은 1999년으로 헌법 분야 실무전문가로서의 경쟁력을 학계에서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해 5월과 6월 잇달아 법학전문대학협의회 이사장과 제25대 서울대 법과대학장 겸 법학전문대학원장에 취임했다.

로스쿨 전환 이전에도 서울대 법대는 타 대학과 비교 자체가 무색할 만큼 자타공인 국내 최고였다.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을 비롯해 법조계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의 대부분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서울대 로스쿨은 뛰어난 교수진과 다양한 교과과정으로 학부시절 압도적 명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로스쿨의 강점은 우수한 학생= 정 원장은 서울대 로스쿨의 강점에 대해 "우수한 학생"을 가장 먼저 꼽았다. 특히 "서울대 로스쿨은 단순한 법률가가 아닌 국가적 리더를 배출하는 기관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필요한 국가적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공익 사회에 대한 인식이 투철해야 한다"며 "서울대 로스쿨이 공익인권센터나 통일문제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이 존재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로스쿨의 교수진은 그 면면만으로도 화려하다. 성낙인, 송상현, 신동운, 호문혁, 권오승 교수 등 각 법학 분야별 '대가'라는 평을 듣는 교수들이 포진해있다. 서울대 로스쿨은 국내 최고 수준인 58명(2009년 9월 기준)의 전임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변호사, 판사, 검사, 헌재 연구관 출신으로 이론과 실무를 접목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은 국내 최고를 넘어 국제경쟁력 있는 법률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법학교육의 국제화를 위해 영어, 불어, 독어, 라틴어로 이뤄진 외국법을 필수강좌로 두고 있다.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기본, 심화, 첨단과목 순서로 진행된다. 헌법, 행정법, 민법, 형법 등 기본과목 외에 '부동산 금융과 법', '유가증권과 전자거래'. '기업 형법 세미나' 등 전문적이고 특화된 과목들도 있다.

법률 실무가 양성이라는 전문대학원 본래 목적에 맞게 실무과정도 남다르다. 해다마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들의 경우 현직 판사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민·형사 모의재판을 열기도 한다.

서울대 로스쿨은 1980년 국내 최초로 건립한 법학전문도서관에 더해 4층 규모의 도서관을 신축했다. 강의실과 모의법정 등이 있는 본관 외에 별도 연구동은 교수들의 연구실과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첨단 세미나실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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