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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사실로?' KT 직원퇴출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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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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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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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퇴직자 "본사 차원에서 퇴직프로그램 운영"…KT "자료일뿐 시행되지는 않아"

"제 손으로 허벅지를 찔러 다리에 난 쥐를 풀면서 일했는데,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2001년 114 분사 때 남았던 육춘임씨는 2006년 3월부터 선로유지보수 직무를 맡았다. 처음에는 차도 없이 온갖 장비를 메고 5㎞ 떨어진 곳에서 개통업무를 진행했다. 전봇대를 타다가 쥐가 나서 제 손으로 허벅지를 핀으로 찌르면서 일했는데 그래도 퇴출 대상자라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했다고 한다.

114 분사 때 잔류한 한미희씨도 2006년말 선로 개통직으로 전보됐다. 여직원으로 전봇대를 타는데 두려워하자 전화국 국기게양대에 메달리는 연습을 시켰다. 교육이 끝나면 사람들 앞에서 혼자 시범을 하기도 했다. 한 씨는 "팀장이 국기게양대에 자신에게 '엉덩이를 뒤로 빼라'고 말할 때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김 모씨는 퇴출프로그램을 참지 못하다 정년을 1년 남기고 징계 해고된 경우다. 김 씨는 대구에서 왜관으로, 왜관에서 포항, 포항에서 울진, 2009년 7월에는 울릉도까지 가게 됐다. '114' 업무를 봤던 김 씨는 2006년부터 개통업무를 봤다.
 
김 씨는 개통업무를 한 이후 명예퇴직 강요와 인간적인 멸시, 집단 따돌림 등 비인격적인 대우로 고통을 받았다. 김 씨의 메모장에는 "점심 회식 4분전 불 끄고 모두 나가면서도 서로 말 한마디 안한다. 1시반 경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먹어보란 말조차 없다...나는 똥보다 못한 가보다"라고 적혀 있다.

'소문이 사실로?' KT 직원퇴출 실상

◇"전봇대에서 허벅지 찔러가며 일했건만.."

KT노동인권센터가 KT에서 퇴직한 반기룡씨로부터 입수해 18일 공개한 '부진인력 퇴출 및 관리방안'은 그동안 KT가 전사적으로 퇴직 대상자를 정해 놓고 미리 짜 놓은 수순에 따라 퇴직을 유도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부진인력 퇴출 및 관리방안'에는 구체적인 퇴출방법이 잘 드러나 있다. 문건에는 △퇴출 대상자에게 도저히 할 수 없는 업무를 부여한다. △일을 못하면 주의와 경고조치를 취한다. △ 감사실에 통보해 징계조치한 후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낸다. △다시 새로운 업무를 주고 퇴출 대상자를 압박한다 등이 적혀있었다.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진 KT 퇴출프로그램이 전사적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하는 문서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반기룡씨의 양심선언으로 KT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시적 인력구조조정 프로그램이 KT본사의 주도하에 전국적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상시적인 퇴출프로그램인 CP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방안'에 따르면 KT는 퇴출대상자를 단계별 사유별 분류했다. 예컨대 114잔류자와 민주동지회, 명예퇴직을 거부한 간부 등은 핵심관리대상으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할 직원들이다. 퇴출 대상자가 정해져 있는 만큼 연간 퇴출 목표도 정해져 있다. 2007년 퇴출 목표는 KT 전체로 550명이었다.

'소문이 사실로?' KT 직원퇴출 실상

양심선언을 한 반 씨는 "한번 퇴출 대상자로 낙인찍히면 평생을 빠져나갈 수 없다"며 "다른 직원들과 격리시켜 소외감을 주도록 명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서는 2007년 2월에 받았지만 2009년말까지는 이를 근거로 퇴출프로그램이 운영됐다"고 덧붙였다. 반 씨는 2009년말 대규모 명예퇴직을 시행할 당시에 퇴직했다.

◇심지어 동료까지 납치...말로만 '희망퇴직'

KT 퇴출 프로그램은 도를 넘어서 최근에는 KT 직원이 동료들을 납치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류 모씨는 동료들이 자신이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술을 먹이고 강제로 차에 태워 어디론가 데려가려고 했다며 이들과 이들의 상급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류 씨는 2009년 2월 CP로 선정돼 선로유지보수 업무에서 생소한 업무인 해지방어팀 민원담당으로 배치됐다.

KT의 퇴출프로그램은 업계조차도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희망퇴직은 희망자 중심으로 처리하지 특정 대상자를 정해놓고 퇴출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많은 인력조정을 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대상자를 정한 것 같다"며 "KT는 장기근무문화가 있어서 반발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진인력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KT는 "2005년 이후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으로 사내외에서 인건비 절감 및 인적생산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본사 차원에서 인적생산성 향상을 위해 종사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기관에서도 기관장 주도하에 인적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량이 떨어진 직원을 대상으로 역량향상 교육, 직무 재배치 등을 시행해 왔다"며 "이런 과정에서 과거에 만들어진 자료로 시행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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