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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리원전과 한수원 사장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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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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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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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리원전과 한수원 사장의 리더십
고리 원자력발전(원전) 1호기가 멈춘 지 일주일째다. 고리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사고 다음날인 13일 "단순 기기고장"이라고 밝혔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탓도 있지만 고리 원전이 30년 수명을 다하고 3년째 연장 운영되고 있어서였다. 특히 원전이 위치한 부산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사고 발생 이틀 후 한수원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회견은 박현택 발전본부장이 진행했다. "차단기가 과전류로 타버려 고장 났을 뿐 원전 자체엔 이상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늦어도 16일이면 재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사고 발생 4일째 되던 15일 김종신 한수원 사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의원들이 고리원전을 시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날이었다. 김 사장은 의원들 앞에서 박 본부장이 국민들에게 했던 말 그대도 "단순사고다. 원전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머쓱해할 일이 벌어졌다. 그가 안전하다고 했던 고리원전에 대해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이 16일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7년에 진행된 고리원전 수명 연장 검사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한수원은 17일 자료를 내고 해명했다. 원전 검사엔 이상이 없었다는 요지였다. 해명하는 과정에 김 사장은 없었다. 다음날 더 큰 문제가 터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이번 사고 원인이 됐던 차단기에 결함이 있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번에 고장 난 차단기는 2007년에 교체된 신형이었다. 기술원은 19일 "고리원전에 대해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재가동을 무기한 연장했다. 고리원전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 사장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도마 위에 오른 도쿄전력의 시미즈 마사타카 사장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회사다. 마사타카 사장은 사고 이후 보름 가까이 종적을 감추는 등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에겐 '실패한 리더십'이란 별칭이 붙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지난 2008년 1월17일 고리 원전 재가동 하는 날 지역주민들을 모아놓고 "고리 원전을 더욱 안전하고 투명하게 운영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 그 주민들은 지금 원전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뒤에서 "안전하다"는 말만 할 게 아니라, 전면에 나서 "원전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성공'까지는 아니어도, '실패'했다는 말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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