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손학규, 대권 경쟁에 '날개' 달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대권을 향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8월 여의도 정치에 복귀하자마자 제1야당의 대표가 된 손 대표는 이번 선거로 원내 입성까지 성공했다. 이로써 자타 공히 여권의 대표주자로 확고한 위치를 점해 대권 도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손 대표의 당선은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서울 분당 지역에 승부수를 던져 이뤄낸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보와 중도, 보수를 아우르는 유권자들에게 폭넓게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선거는 그간 손 대표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철새 정치인'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도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측은 손 대표의 탈당과 지역구 교체 전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선거 결과는 손 대표의 대권후보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당선 뒤 대권후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잠시 10%대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걸어 야권에서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뒤지는 상황이 장기화됐다.

손 대표가 시종일관 '나홀로 선거운동'을 통해 거의 자력으로 당선된 만큼 이번 선거가 지지율을 반등시킬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 야 1당 대표로서 보여준 '통큰 양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야권연대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 장악력도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예상되던 야권 내 경쟁자들의 견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게 됐다.

아울러 손 대표는 원내 현안에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그간 '원외'라는 한계 때문에 지난해 예산안 강행처리 사태 때도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또 장기간 '장외투쟁'에 치중해 지지자들에게 '투쟁 피로감'을 줬던 것도 사실이다. 그간 당대표와 원내대표로 양분된 것처럼 보이던 당내 의사결정권도 당대표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