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탄 윌리엄왕자, 롤스로이스 신부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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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결혼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29·사진 왼쪽)와 동갑내기 피앙세인 케이트 미들턴이 2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을 시작으로 성대한 로열 웨딩을 거행한다.

영국 왕실 결혼식은 1981년 윌리엄의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의 결혼식 이후 30년 만이다. 이 같은 희소성에다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향수, 왕자 윌리엄과 평민 출신 케이트의 러브 스토리가 어우러지며 이날 결혼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로 주목받고 있다.


◇예식→행진→버킹엄궁으로= 이날 오전 8시15분부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하객들이 입장하며 세기의 예식은 시작한다. 하객은 공식 초청장을 받은 1900명으로 제한돼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각국 외교사절 등과 함께 9시50분 자리를 잡는다.

10시10분 신랑 윌리엄과 동생 해리 왕자가 함께 벤틀리 차량을 타고 입장하며 관례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왕실 가족이 오전 10시45분 입장을 시작한다.

신부 케이트는 롤스로이스를 탄다. 오전 11시 케이트가 타고 온 롤스로이스에서 내려 식장에 들어서면 결혼식이 시작된다. 주례는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언 윌리엄스 대주교가 맡는다.


약 1시간15분간 왕실 의례에 맞춰 결혼식을 진행하고 나면 두 부부는 마차를 타고 버킹엄 궁전으로 이동하는 가두행진을 벌인다. 일행은 오른편에 템스강을 바라보면서 국회의사당 광장, 총리관저가 있는 다우닝가를 거친 뒤 왼편으로 꺾어 더 몰 거리로 접어든다. 이곳엔 윌리엄이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함께 살던 집이 있다.

두 사람은 이어 버킹엄궁 앞에 펼쳐진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따라 궁전으로 이동, 오후 1시25분께 버킹엄궁 2층 정면 발코니에 선다. 30년전 찰스 부부가 섰던 이 발코니에 올라 신혼부부가 수많은 군중앞에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로열 웨딩행사의 최고 하이라이트이다. 하늘에선 새로 태어난 로얄부부를 축복하기 위한 타이푼, 토네이도 등 공군기의 에어쇼가 펼쳐진다.

오후 1시45분부터 오찬 연회가 시작되며 3시30분 점심 피로연이 끝나면 윌리엄과 케이트는 비로소 휴식을 취한다. 오후 7시엔 버킹엄궁에서 만찬을 진행하는데 초청된 사람은 단 300명이다. 길고도 분주한 하루가 이렇게 끝나면 케이트는 마침내 350년만에 탄생한 평민 출신 왕실가족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우울한 英, 경제효과 볼까= 이번 결혼은 경제효과 면에서도 주목 받는다.

런던관광청은 이 결혼식을 보기 위해 관광객 60만명이 런던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왕실 덕에 영국이 벌어들이는 관광수입은 연간 8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그 액수가 예년보다 많을 전망이다.

런던 시민과 영국 국민들이 들뜬 기분에 소비를 늘리는 이른바 '심리적 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한 시장조사기관은 이번 결혼의 소비효과를 약 7억달러로 전망했다. 현지에선 기념주화와 우표, 컵, 반지 등 기념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트는 단숨에 패셔니스타로 떠올라 그가 걸친 옷이나 액세서리는 무엇이든 팔려 나간다.

다만 29일이 휴일로 지정돼 영국의 휴일은 예년 8일에서 9일로 하루 늘어난다. 산업현장에선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 LA타임스는 이로 인한 손실액을 약 100억달러로 추정했다. 단순계산하면 이번 결혼식은 영국에 '적자'를 안긴다는 뜻이다.

그래도 영국은 모처럼 겪는 왕실 결혼에 축제 분위기다. 거리에는 영국 국기 유니온잭이 나부끼면서 세기의 결혼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