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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北농협해킹 파문과 경찰의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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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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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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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 나가기도 전에 언론이 보도… 농협 직원도 아리송한 검찰 수사결과

3일 오전 편집국은 어수선했다. 안그래도 오사마 빈 라덴 사망으로 분주한데 농협 IT장애사건이 '북한소행'이라는 검찰 브리핑에다 구글과 다음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검찰발표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포털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취재기자들도 정신이 쏙 빠졌다.

특히 구글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구글의 모바일광고 자회사인 애드몹(AdMob)은 전세계에서 사업을 하지만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은 한국이 처음이다. 전세계 IT전문가들도 사건발생즉시 이 소식을 순식간에 트위터로 퍼 날랐다. 이번 압수수색은 최근 애플 아이폰발 위치추적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구글은 애플 사건이 불거진 당시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왔다. 묵묵부답하던 애플과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냥 조사하면 될 것을 굳이 압수수색까지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IT업체 대표도 "마치 구글과 다음 두 회사가 큰 범죄를 저지른 느낌인데 꼭 이런 식으로 해야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시점이 묘하게 겹친 것을 두고 검찰의 농협 수사에 대해 경찰이 지나친 경쟁심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압수수색 과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 언론사가 구글에 대한 압수수색을 보도한 게 오전 10시경인데 실제 경찰이 들이닥친 것은 11시가 다 되어서다. 이 때문에 최초 보도 뒤 쏟아진 기자들의 전화에 구글 홍보담당임원이 "압수수색은 오보"라고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증거인멸 우려 때문에 압수수색한다면 철저하게 비밀리에 이뤄졌어야 하는데도 사전에 정보가 새나간 것이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론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위치정보 기반 맞춤형 광고 사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부추겼지만 위치정보에 대한 개념이나 수집의 범위, 세부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지 않아 애꿎은 업체들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이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압수수색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농협 수사결과를 둘러싼 비판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특히 IT전문가들 상당수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발견된 악성코드의 제작기법과 IP주소가 과거 디도스(DDoS) 공격과 유사하다고해서 북한의 조직적 사이버테러로 몰고가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농협 관계자조차 "검찰이 은행 내외부망이 분리된 것을 잘못 이해한 듯하다"며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설 정도다. 무료백신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 IT기업인 IBM의 직원이 자기 노트북PC가 좀비PC로 둔갑한 것을 7개월이나 몰랐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는 '왜 하필 농협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연찮게 악성코드를 통해 보안취약점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굳이 농협을 공격해 북한이 취할 이득이 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항간에는 농협이 '유일한 청와대 입점은행'이기 때문에 '청와대 직원들의 금융거래 마비에 따른 혼란'을 노리고 공격한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온다. IT전문가인 정지훈 관동대 의대교수는 "차라리 알 수 없는 해커의 고의적 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 정도가 적당했다"면서 "북한을 엮다가 되려 이번 사건의 근본문제(보안불감증)가 희석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수사당국의 행보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이를 신뢰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IT장애사건을 일순간 북한소행의 '공안사건'으로 만들어버린 검찰이나 압수수색 영장부터 꺼내드는 경찰, 그리고 정책만 앞세우고 결과는 나몰라라 하는 정부기관.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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