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분리매각 결정…6월초 입찰안내서 발송

대한통운 (124,900원 ▼100 -0.08%) 대주주들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세부조율을 거쳐 다음 달 초 예비입찰 기업들에게 본 입찰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통운과 대한통운의 대주주인 대우건설, 금호아시아나 등 3자는 이날 대주주 회의를 열고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호터미널은 이번 매각입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를 다시 되사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대한통운 인수전 핵심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금호터미널이 꼭 필요한 필수자산이라는데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동의했다"며 "애초 예비입찰제안서에 '금호터미널이 제외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회사 매각 문제로 암초에 걸렸던 대한통운 인수전이 다시 정상적 수순을 밟게 됐다.

다만 매각일정은 늦어진다. 애초 산업은행과 노무라 증권 등 매각주간사는 오는 13일 본 입찰을 받아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30일까지 최종계약을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비입찰 참여기업들이 금호터미널 인수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차질을 빚었다. 먼저 물류와 함께 유통사업 시너지도 노리는 롯데는 금호터미널을 같이 사고 싶어 했다. 금호터미널은 복합 문화시설인 광주 유스퀘어를 비롯해 대구, 목포, 순천, 여수, 전주, 공주 등에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을 손에 넣으면 유통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시설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셈이다.

반면 포스코와 CJ에게 물류 외에 다른 사업부문은 인수비용만 키우는 부담이다. 분리매각이 유리하다.

물론 산업은행도 매각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일괄매각 방식을 원했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한통운과 대주주들이 분리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상 이의를 제기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본 입찰안내서를 오는 6월 초 발송할 예정이다. 대한통운에 앞서 금호터미널이 팔리면 매각대금이 대한통운으로 들어오게 돼 있어 새 주인에게 넘겨지기 전에 이를 정산하는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이후 본 입찰을 거쳐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게 목표다.

금호터미널의 장부가는 2190억원으로 금호아시아나 측이 이 가격에 되살 경우 롯데에 파는 것보다 매각이익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각주간사 측은 "제3의 기관이 공정가를 책정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매각가가 하락함에 따라 대주주인 대우건설이 손실을 떠안는 문제와 대한통운 재무적 투자자들의 반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호터미널 인수를 함께 노렸던 롯데가 이번 분리매각 결정으로 인수전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