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IMF는 불필요, 없는게 좋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불명예 퇴진으로 체면을 구긴 가운데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사진)가 IMF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저스는 최근 CNBC와의 대담에서 녹화 종료 직전 갑자기 "이것만은 말해두고 싶다"며 IMF에 대한 발언을 시작했다.

로저스는 "사건이 일어난 뉴욕의 호텔에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IMF는 수십년 동안 실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돈을 내라고 한 뒤 관료화된 조직이 (그 돈을) 뿌리고 있다"며 "남유럽 국가도 파산시켜야 했는데 구제금융을 투입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IMF는)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더이상 불필요한 조직은 없는 게 세상에 낫다"고 말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로저스의 이같은 지적을 전한 토시마 이츠오 세계금위원회(WGC) 한·일 지역 대표는 그간 IMF가 초래한 문제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IMF는 외환보유고가 부족한 국제수지 적자국에 단기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융자의 조건으로 해당국에 재정긴축과 고금리 정책을 요구해 미움을 사기 쉽다"며 "그 첫번째 예가 경제위기를 겪은 아시아로 현지에는 여전히 IMF를 미워하는 정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한국은 IMF 관리 하에서 전통 유교 국가의 종신고용이나 연공서열이 비난의 대상에 올라 정리해고 제도가 법제화됐다"며 "한국 노동계에서 IMF는 '아임 파이어드'(I'M Fired)의 약자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IMF는 지난 2001~2002년 아르헨티나에 구제금융 지원할 때는 지원 조건을 완화해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는 논란을 샀으며 2007년 스트로스-칸 총재 취임 이후 지난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때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을 투입했으나 사실상 구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