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감정평가사 불법대여 뿌리뽑는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정부가 은행, 공기업 등에 근무하면서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감정평가법인에 불법 대여해온 평가사들을 적발해 징계조치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8일 '감정평가사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감정평가사 자격증 대여 혐의자 4명(2명 자격등록취소, 2명 업무정지)에 대해 징계 조치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징계위원회에서는 지난해 12월 감사원이 실시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실태 점검'에서 적발된 감정평가사 자격증 대여 혐의자 170명 가운데 70여명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혐의자 170여명 가운데 100여명은 감정평가사 외에 다른 직책을 겸하고 있으나 관계 법령상 감정평가사는 겸직이 가능한데다 실제 감정평가 또는 법인경영에 참여한 점이 인정돼 법령위반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번에 징계를 받은 대상은 대부분 은행이나 공기업 등에 전일제로 상근해 실제 감정평가 업무가 불가능한데도 감정평가법인 소속 평가사로 등록해 매달 수백만원을 받아왔다.

감정평가법인의 경우 자격증을 불법으로 빌려 법인설립 또는 주·분사무소 개설 등에 필요한 평가사수(법인설립 10명, 주사무소개설 3명, 분사무소 개설 2명)를 충족하거나, 소속 감정평가사 수에 따라 배정되는 부동산 가격공시 조사물량을 과다 배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불법으로 자격증을 빌려 법인설립 및 본·지사 개설 등에 활용한 감정평가법인에 대해서도 설립인가취소, 업무정지 등 처분을 실시할 예정이다. 과다 배정받은 부동산 가격공시 물량도 내년도부터 차감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한국감정평가원 설립, 감정평가 공정성·윤리성·전문성 강화 등 감정평가업계 선진화 방안을 담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 작업도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