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70%, 저소득층 학비면제 법령 안 지켜"

비싼 대학 등록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의 60~70%가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학비를 면제하도록 돼 있는 법령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장학재단이 2009년 2학기 학자금 대출시 징수할 필요가 없는 보증료 296억여 원을 부당하게 거둬들인 사실도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11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장학재단, 시·도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교육격차 경감대책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문제점들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대학은 현원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수업료 등을 면제하되 면제자 중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사유로 면제되는 학생의 비율을 30% 이상 유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08~2009년 각 학기별로 저소득층 대학생에 대한 등록금 면제의무를 지키지 않는 대학(사립)이 177개교(61.9%)~205개교(72.4%)에 달하는 등 저소득층 대학생에 대한 지원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제대상 금액은 1921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교과부에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수업료 면제실적을 재정지원을 위한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또 한국장학재단이 2009년 2학기 일반상환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 33만1470명으로부터 총 296억3103만 원(1인당 평균 약 8만9000원)의 보증료를 부당 징수한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9년 2월부터 학자금 대출 방식이 '정부직접대출 방식'으로 변경됐고, 대손비용을 대출이자율 결정에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보증료를 징수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한국장학재단은 같은 해 7월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시 보증료(2.47%)를 선 징수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부당 징수했다.

감사원은 한국장학재단에 부당 징수금을 환급하라고 통보했고, 한국장학재단은 이달부터 보증료를 환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일부 대학은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우선 근로기회를 제공하는 '국가근로장학금 제도'의 운영규정과 달리 추천·면접·친분관계 등에 따라 대상을 임의 선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각 시도의 농어촌 및 저소득층 중고생 지원제도와 특별장학생 제도도 지원대상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각 시도교육청에 특별장학생 선발시 '학비부담이 어려운 자'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운영하도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