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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매 첫선, 300억원 단독주택 어떻게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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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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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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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가회동 옛 한국미술관 첫 중개 시도… 현대건축 양대산맥 김중업 작품

↑ 고 김중업 선생
↑ 고 김중업 선생
안국역에서 북촌한옥마을로 오르다 보면 마당이 넓은 고급주택들이 즐비하다. 유독 눈에 띄는 집 가운데 하나가 옛 한국미술관 자리다.

한국미술관이 유명한 것은 유명 건축가 고 김중업 선생(1922~1988)이 전성기 시절 설계한 집이기 때문이다. 김중업은 김수근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의 양대산맥으로 불린다.

1967년 준공된 한국미술관은 당초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쓰였다. 김중업의 지인이 의뢰해 만든 이 집을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이 임대해 썼고 얼마 안 있어 한국미술관이 다시 들어왔다.

현재는 가정집으로 쓰인다. 현 소유주인 김주현 씨는 전 집주인을 찾아 수개월간 쫓아다니며 집을 팔라고 졸라 손에 넣었고 20년째 살고 있다.

집에 들어서면 아담한 정원이 눈에 띈다. 파란 잔디가 빼곡히 차 있고 아담한 꽃나무과 소나무가 이 빙 둘러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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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44년 전 그대로다. 화강암을 일일이 손으로 쪼아 만든 계단은 화강암의 투박함과 거친 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1층에 들어서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집에 비해 층고가 1.5배쯤은 높다. 철근콘크리트로 시공한 벽은 두께가 1미터쯤은 되는 듯 하다. 앞으로 최소 100년은 더 갈 것이란 설명이다.

백미는 3층 옥상이다. 김중업의 건축물은 호방한 지붕의 선과 기둥으로 유명하다.

격자 모양의 틀은 기와와 서까래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이다. 35년전 건물임에도 지붕에 채광창까지 마련해 둔 건축가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옥상에 올라서면 광화문 일대가 눈 앞에 펼쳐진다. 멀리 한강까지 보이는 듯 하다. 야경은 더욱 멋지다는 게 집주인의 설명이다.

김중업은 처음 이 집을 설계할 때 '대지에 자리잡아 하늘을 바라보면 미래를 꿈꾸고 도모하는 집'이라고 밝혔다.

김중업은 프랑스 르 크로뷔제에게 사사받은 한국의 유일한 건축가다. 한국적 정체성을 살리면서 서구 건축을 받아들인 뛰어난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주한프랑스대사관 빌딩과 서강대본관, 육군박물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현 소유주인 김주현씨는 이 집을 팔 생각이 없었다.

한 사업가가 매도를 권유한 게 시작이었다. 자녀들이 독립하고 나면 집이 휑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참에 매도 의뢰가 들어왔다. 그 사업가는 이 자리에 현대식 건물을 새로 지으면 큰 돈이 될 것이라고 접근해왔다. 시가로만 따져도 300억원 수준이다.

그냥 부동산에 팔면 더 높은 값에, 더 빨리 매각이 가능했다. 하지만 김 씨는 김중업의 '작품'을 후대에도 남겨주고 싶었다. 집을 원형 그대로 보전할, 예술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팔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이 와중에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와 연이 닿았다. 이 대표는 김주현씨가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을 경매에 부치기 위해 의뢰를 했다가 집을 판다는 소식에 '옥션에 부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김 씨는 "이 집을 인수해서 부순다고 하면 팔진 않을 겁니다. 독지가나 기업체에서 인수해 미술관으로 활용하거나 원형 그대로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고 말했다.

서울옥션 (18,700원 ▲500 +2.75%)은 29일 오후 5시 강남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정기옥션에서 이 집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매각 작업은 이날 바로 진행되진 않고 추후 진행할 예정이다.

법원 경매가 아닌 사설 경매로 대형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첫 시도다. 해외에선 크리스티 경매사가 예술적 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건축한 에니스 하우스의 경우 부동산 가치뿐 아니라 예술적가치까지 인정받아 높은 값에 팔리기도 했다.

이학준 대표는 "문화유산으로써 건축물의 예술적 가치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며 "미술품뿐 아니라 건축물도 작가의 숭고한 정신이 반영돼 건축사적, 예술적 가치가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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