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도 근저당설정비 금융사가 내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앞으로 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등 대출을 취급하는 제2금융권 금융사들도 대출관련 수수료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를 적극 보호하는 차원에서 대출관련 수수료를 은행 외의 다른 금융사에 대해서도 회사가 주로 부담토록 지도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서울고법은 은행이 대출관련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은행이 통상 대출거래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 취지를 반영해 사건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저축은행, 여전사, 신협, 보험사 등 여타 금융사들도 금융사가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사들은 약 2~3개월 후 약관개정과 전산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금감원 지도 내용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근저당권 설정비를 비롯해 근저당말소비용, 인지세 등 거의 대부분의 대출관련 수수료를 소비자가 내야 한다. 금융사가 부담하더라도 대출자에게 가산금리를 부과해 사실상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바뀐 제도가 시행되면 법무사·감정평가·조사 수수료, 등록세는 금융사가 내야한다. 인지세도 금융사와 소비자가 반반씩 부담하게 된다. 다만 근저당말소비용과 근저당권 설정비 중 국민주택채권매입비만 소비자가 낸다. 기타 주체가 불분명한 비용은 모두 금융사와 소비자가 절반씩 내도록 변경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대출수수료를 금융사가 부담할 경우 소비자에게 가산금리를 차등 부과하던 금융사의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지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