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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S&P, 진짜 美 신용등급 낮출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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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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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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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디폴트 위기 파장]

미국이 8월2일까지 채무한도를 높이지 못해 디폴트된다 해도 이는 기술적이고 일시적일 뿐이다. 미국이 시장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필요한 곳에 자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디폴트가 아니고 채무한도만 높이면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디폴트도 아니다.

문제는 이같은 기술적이고 일시적인 디폴트가 아니라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것이다.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자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최고수준인 트리플A에서 더블A 이하로 강등되면 이는 미국 국채를 비롯해 글로벌 자금 흐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50%라고 밝힌 S&P를 비롯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을까.

데븐 샤마 S&P 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이 채무 의무를 다하지 못해 디폴트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이와 별개로 신용등급은 강등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샤르마 사장은 미국 의회에서 현재 고려하고 있는 재정적자 감축 규모만으로도 미국이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최소 4조달러 줄여야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고 S&P가 판단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이 재정적자를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줄여야 트리플A를 유지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다.

샤르마 사장의 발언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나왔다. 당초 이 청문회는 도드-프랭크법 통과 1주년을 맞아 규제 대상 중 하나였던 신평사들의 실적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미국의 채무 협상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초점이 미국 신용등급 전망으로 바뀌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마이클 로완 무디스 글로벌 이사도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어느 정도 줄여야 최고 등급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스콧 가렛 공화당 하원의원의 질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를 봤을 때 S&P를 필두로 3대 신평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미국이 채무한도를 올리지 못해 디폴트된다면 모를까 미국이 디폴트를 피하게 된 상황에서도 국가 부채가 많다는 이유로 선제적으로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을지는 더욱 의문이다.

S&P의 샤마 사장이 하원 청문회 자료에 "국가 신용등급 평가시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칙을 포함시키긴 했지만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민간기업인 신평사들이 지극히 정치적이라는 점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위험한 파생상품에 신용등급을 매겨 돈 버는데 급급하느라 위험을 평가해야 하는 신평사의 기본적인 역할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 신평사에 대한 규제도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도드-프랭크법을 비롯해 신평사의 사업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규제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계 민간기업인 S&P와 무디스,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문제다.

게다가 미국과 신평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져야 3대 신평사가 기업은 물론 각 국가에 부과하는 신용등급이 권위를 인정 받아 '신용 장사'를 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의 경우 미국계 신평사들을 믿지 못하겠다며 독자적으로 다궁이라는 신평사를 설립했다. 지난 12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미국계 신평사들이 미국에 유리하게 신용등급을 주고 러시아는 너무 낮게 평가한다며 옛 소련 국가들이 따로 신평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도 신평사들이 채무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의 신용등급을 무자비하게 낮추는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을 과감히 낮춰 미국 정부와도 척을 진다는 것은 신평사로선 상당히 위험한 도박일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신평사들의 경고는 신용등급이 너무 자의적이고 정치적이며 뒤늦으며 친미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게다가 지금은 신용등급 강등 경고가 미국 정치권의 채무 협상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와도 맞는다.

신평사들이 실제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지 여부는 이런 이유로 좀 더 지켜봐야 할 '정치적'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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