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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물폭탄 맞은 사당역 주변 "여전히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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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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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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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지하철 사당역 앞 도로가 폭우로 완전히 잠겨버린 모습.
↑ 지난 27일 지하철 사당역 앞 도로가 폭우로 완전히 잠겨버린 모습.
"비가 노점상 안까지 들이차는데 이렇게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8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사당역 11번 출구 앞에서 가로 판매대를 운영하는 김기순씨(63)는 폭우가 쏟아지던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다.

삽시간에 불어난 물은 부러진 나뭇가지와 함께 판매대 출입문을 막아버렸다. 판매대 내부에는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다. 김씨는 감전 우려 때문에 서있지도 못했다. 그대로 의자 위에 쭈그리고 앉아 30여분을 꼼짝없이 갇혀있었다.

사당역을 경계로 나눠진 관악구는 지난 27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3시간만에 202mm 물폭탄을 맞았다. 같은 시간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최고 강수량이다.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에도 사당역 인근에는 물폭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28일 서울지하철 사당역 앞 자전거 보관소. 자전거들이 폭우 이후 뒤엉켜있다.
↑28일 서울지하철 사당역 앞 자전거 보관소. 자전거들이 폭우 이후 뒤엉켜있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이용이 중단된 상태였다. 주변 화단에는 뿌리까지 뽑힌 나무와 스티로폼, 떠밀려온 토사가 뒤엉켜 있었다. 역 앞 자전거 보관소에는 바로 고물상 행이 될 자전거 30여대가 서로의 체인에 걸려 널브러져 있었다. 부서진 보도블럭들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인근 가구점에는 전시용 의자 수십개가 헝겊과 비닐에 쌓여 묶여있었다. 물에 떠내려가지 않게 한 궁여지책이었지만 의자를 온전하게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로 판매대 주인 김씨는 "판매대 안에 갇혀있는 상황이니 도와달라고 서울시와 서초구에 전화했지만 사람을 보내겠단 말 뿐이었다"며 "수차례 통화 끝에 온 직원들은 바쁘다면 현장만 둘러보고 이내 가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인근 은행 직원도 "어제(27일) 오후에는 지원을 나온 공무원이 없었다"며 "오늘은 그나마 공무원들이 일을 하고 있어 거리가 나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침부터 담당 지역구인 동작구와 서초구는 수해복구 작업 중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송파구, 서대문구, 성북구 등에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사당역 주변은 서서히 수마의 흔적을 걷어내고 있었다.

문제는 사당역에서 조금 떨어진 사당1동 일반 주택들이었다. 사당1동 솔향길로 접어들었더니 골목골목 흙 범벅이 된 가전제품과 집기류들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사당1동은 평지라 해마다 장마가 되면 인근 관악산과 지대가 높은 남현동쪽에서 빗물이 내려오는 상습 침수 피해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더 심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부분 주택이 두세대의 반지하가 있는데 이들 80~90%가 됐을 것"이라며 "인근 상점들도 거의 모두 피해를 봤는데 문턱이 높은 우리 사무실마저도 물이 찰 정도였다"고 말했다.

출근을 했다가 집이 침수돼 다시 돌아왔다는 한 30대 남성도 "작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골목에 내놓은 컴퓨터와 TV, 옷장 등을 다시 집안으로 들이면서 "비닐로 단단히 묶어놓았지만 TV는 이미 물이 스며들어 쓸 수 없어졌다"고 말했다.
↑ 동작구 사당1동 한 초등학교 운동장. 인근에 침수 주택들에서 나온 폐기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 동작구 사당1동 한 초등학교 운동장. 인근에 침수 주택들에서 나온 폐기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웃집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침수된 주택들에서 버린 물건들과 토사 등을 담아간 2.5톤 덤프트럭이 오전에만 십여차례 골목을 누볐다. 근처 남사초등학교에는 이렇게 모아진 폐기물들이 운동장을 꽉 메웠다.

사당1동 골목길에 있는 한 여인숙은 13개 방 모두가 물에 잠겨 버렸다. 70대 노주인은 밤새 치우다 지쳐 가만히 천장만 바라보다 "국제미아가 된 기분"이라고 울음을 터뜨릴 듯 말했다.

"전기가 필요해 인근 한국전력공사 사무실에 갔더니 자신들 업무가 아니라면서 외면하더라고요. 민원신청을 두 시간 넘게 줄기차게 했더니 그제야 도와줬어요. 이런 식으로는 너무 막막해서…"

여인숙 주인은 "이제 구의원이나 시의원 선거는 없는 모양이다"며 의원들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요식행위로나마 침수 현장을 둘러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답답한 마음을 들으러 와주는 사람조차 없으니 국제미아 같아"라며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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