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령 우리銀싱가포르지점장 "종합 컨설팅 제공"

머니투데이

싱가포르=배규민 기자

"국내 기업들에게 현지은행 보다 저리로 대출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우리은행 박무령 싱가폴 지점장(사진)은 싱가포르의 금융 중심가인 원센톤 웨이(One Shenton Way)에 위치한 우리은행 지점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무령 지점장은 "지점형태로 진출해서 신용등급이 은행 본점과 같아 조달금리가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싱가포르의 국가 신용등급 보다 낮아 조달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금리 경쟁력에서 열세에 있어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도 녹록치가 않다는 이야기다.

그는 대신에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송금 등 부차적인 서비스에서 종합적인 컨설팅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을 국내 기업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산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하반기에는 싱가포르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지점장은 "현지은행들은 자산가가 아닌 대중 고객들은 하염없기 기다리게 한다"면서 "한국만의 친절 서비스와 속도감 있는 은행 업무 처리로 한국 기업들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계 기업들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때 본점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재원으로 있다가 중소기업을 여는 우량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소재 우량 신규 거래처를 발굴해 하반기에만 3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대출 목표를 세웠다. 연체율 0%의 기록을 유지해 수익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박 지점장은 무엇보다 현지 직원들이 은행에 대해 로열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은행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들은 연봉을 좀 더 주는 곳이 있으며 바로 이직할 정도로 로열티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에 올 7월부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알려주고 있으며, 감사의 편지를 직접 작성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지 직원들로 하여금 서울 본점에서 직원들이 여름동안에 입는 유니폼과 같은 옷을 입도록 한 것도 일체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소망중의 하나는 현지 직원 14명이 한명도 그만두지 않고 회사를 다니는 일이다. 박 지점장은 "현지직원들도 은행의 한 가족이라고 느껴야 일도 신바람 나게 하지 않겠냐"면서 "아울러 한국의 전산기술과 서비스 정신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