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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海·갯벌·성지·해별달…당진은 '休 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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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당진)=이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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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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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풍에 실려 온 '서해의 미소'…당진 여름 테마여행지

[편집자주] '솔솔' 바닷가 송림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청량하다. '뽈뽈' 기어가는 자연 갯벌 생명체들과 벗하는 백사장이 드넓다. '총총' 밤이면 하늘 가득 별이 꾹꾹 박힌다. 대자연의 품 안에 온화한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쉼터. 이만하면 복닥복닥 붐비는 '국민명소'의 스트레스를 대신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저마다 여름 단골 휴양지인 동쪽으로 남쪽으로 몰려가지만 먼 길 나들이가 부담된다면 가까운 당진으로 가보자. 당진에는 이미 여름 기운이 가득 충전됐다.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선비의 절개와 순교자의 정신도 살아숨쉰다. 생선비린내든, 갯내음이든 함께 어우러지는 바다의 오케스트라도 있다. 너울너울 춤추는 갈매기들의 노랫소리가 '나가수'(나는 가수다) 뺨친다. 당일치기로 이 모든 재미를 '쫙∼' 느껴볼 수 있다면 이 또한 큰 행복이려니….
↑대난지섬으로 향하는 뱃길에서 만난 갈매기떼. 뒷편에 보이는 섬이 대난지섬이다.
↑대난지섬으로 향하는 뱃길에서 만난 갈매기떼. 뒷편에 보이는 섬이 대난지섬이다.
↑왜목마을 풍경.
↑왜목마을 풍경.

◇순교자 가족이 뿌린 믿음의 씨앗 '솔뫼성지'

새벽잠 설친 아쉬움은 어느새 걷힌 비바람과 함께 차창 밖으로 날아간다. 대신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여유가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휴가철 일찌감치 꼬리를 물었던 차량행렬은 일직분기점에서부터 '아우토반'처럼 시원하게 뚫렸다. 7300m의 서해대교를 건너니 오늘 하루 바다를 가로 지르며 멋지게 질주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송악IC를 지나 당진IC로 내려선다. 32번 국도를 따라 오봉제저수지가 있는 고니마을을 지나 예산·합덕 방향으로 약 7~8km를 더 가면 '솔뫼성지'가 나온다. 당진은 한국에 천주교가 처음 상륙한 곳. 그만큼 탄압도 가장 심했다.

솔뫼성지는 한국 가톨릭교회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그는 스물 넷(1845)에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귀국, 선교활동을 벌이다 체포돼 서울 새남터(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순교했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 되던 해다. 난세에 영웅이 나고 순교자 집안에선 순교자가 난다고 했던가. 김대건 신부 집안에서는 4대에 걸친 순교자가 나왔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서해의 여름날 오후 찾은 순교자의 고택. 정적만이 감돈다. 그의 동상을 찾아 솔뫼로 올라간다. 솔뫼는 이름처럼 소나무가 울창한 언덕(뫼)이라는 뜻이다.

↑한국 가톨릭교회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생가.
↑한국 가톨릭교회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생가.

신성한 솔숲에는 순교자의 정신적 비장미가 배어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만이 우거진 솔숲의 이파리를 훑는다. 구불구불 휘어진 소나무는 세상의 모진 풍파와 박해를 한 몸으로 막아선 김 신부의 인생처럼 굴곡지다. 순교자 상은 선비의 절개와 선구자의 단아한 기품이 묵묵히 뿌리 내린 그 솔숲에 우뚝 서 있다.

↑김대건 신부 순교자상.
↑김대건 신부 순교자상.

순교는 아름다움을 잉태한 비극이다. 김대건은 국법으로 금하는 천주교를 지키려다 목이 떨어졌지만 그 권력이 믿음마저 죽이지는 못했다. 김대건과 그 가족이 뿌린 믿음의 씨앗은 바람결을 타고 지역민들의 마음으로 날아들었다.

↑솔뫼성지의 십자가상.
↑솔뫼성지의 십자가상.

척박한 토양에 천주교를 심은 김대건의 흔적은 기념관에도 오롯이 살아있다. 김 신부의 아래턱뼈와 무덤을 덮었던 횡대(橫帶·널조각), 머리카락 등이 온전히 재현된 모습으로 전시돼 있다. 기념관 주위로는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걸었던 고난의 길을 본뜬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김 신부의 고행이 압축파일처럼 녹아있는 그 길은 지금 인기 있는 산책코스가 됐다.

◇해오름과 해넘이, 따로 볼 필요 있나요?…왜목마을

'피의 순교자' 김대건을 가슴에 품고 왜목마을로 향한다.
당진 나들이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왜목마을이다. 그 모양새가 사람이 아닌 왜가리의 목을 닮았다고 해서 '왜목'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왜목마을로 가는 길에는 10km나 되는 석문방조제 길을 달려야 한다. 방조제 탓에 생긴 안쪽 간척지에는 인공 습지가 형성돼 기막힌 초록빛깔의 평야를 이루고 있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수평선 위로 해돋이가 연출되는데다 해넘이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인근 장고항의 노적봉(남근바위) 위로 솟는 해돋이를 마을 뒤 석문산 정상(해발 79.4m)과 마을 안쪽의 방파제 끝부분에서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당진팔경 중 으뜸이라는 왜목의 일출이 가장 멋있을 때는 장고항 노적봉과 촛대바위에서 떠오르는 11월부터 3월 사이. 동해안의 일출이 장엄하고 정열적이라면 왜목의 일출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일출과 월출은 장고항 용무치~경기도 화성군 국화도를 사이에 두고 시기별로 위치가 바뀐다. 일몰은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 비경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왜목마을의 물안개.
↑왜목마을의 물안개.

일출 때는 지났지만 물안개가 폴폴 피어오르고 어스름 안개 낀 포구는 그야말로 한 장의 빛바랜 수묵화처럼 정감이 묻어난다.

왜목마을 해변은 원래 갯벌이었으나 4년 전 모래를 쏟아 부으면서 모래사장을 갖춘 해수욕장으로 탈바꿈했다. 해안선을 따라 1.2km의 수변길이 설치돼 있어 해변을 맨발로 산책하며 해산물 체험을 할 수도 있다.

◇ 갈매기와 동행하는 유쾌한 뱃길…난지섬

다음코스는 서해의 숨은 명소로 꼽히는 난지섬이다.
난지섬은 원래 난초와 지초가 많아서 난지도(蘭芝島)라고 불렸지만 예전 서울의 쓰레기매립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 현지 사람들은 난지섬으로 부른다.

난지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7.8km나 되는 대호방조제 길을 달려 거의 끝자락에 있는 도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한다. 한때는 섬이었지만 이제는 육지가 돼버린 도비도. 섬이 육지로 변한 곳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이곳도 대호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섬에서 육지로 바뀌었다.

사실 도비도는 볼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관광 기반시설로 인해 그동안 방문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농어촌공사는 오는 2016년까지 도비도와 난지도리 일원 350ha를 생태체험과 레저를 즐기면서 휴양할 수 있는 '블루팜리조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난지섬과 소난지섬으로 가는 도비도 선착장에 섰다. 마침 배가 한 대 들어오고 한 무리의 사람들과 자동차를 뱉어낸다. 아마도 난지도 해수욕장에 다녀오는 사람들이리라.

↑도비도 선착장에서 대난지섬으로 가는 관광객과 여객선.
↑도비도 선착장에서 대난지섬으로 가는 관광객과 여객선.

도비도에서 대난지섬으로 가는 카페리 뱃길에는 갈매기가 일행이 된다. 서해에서 가장 맑은 바다로 꼽히는 청정해역의 물빛과 갈매기의 노랫소리가 일품이다. 회갈색 갈매기들은 끼루룩∼끼루룩∼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오르내린다.

파도가 덩치를 키우면 갈매기들도 까르륵 웃으며 딱 그만큼 날아오른다. 파도와 온종일 꼬리잡기 놀이를 한다. 너울너울 뱃전은 흔들리고 덩달아 난지섬도 기분 좋게 오르내렸다.

서해의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을 구경하는 사이 송림과 백사장이 펼쳐진 섬에 20분 만에 닿는다. '물' 좋기로 소문난 난지도 해수욕장은 2.5km에 이르는 천혜의 백사장으로 멸종위기 종인 가시연꽃과 해당화가 자생하고 있다. 해안에서는 가끔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 물떼새 등을 볼 수 있다. 사계절 200만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공해에 찌든 사람들에게 청정 무공해의 난지섬 체험은 청량제와도 같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마을 풍경은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해수욕장 뒤편 산자락에 조성해놓은 민간 해병대 훈련캠프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여름 성수기 때는 여객선이 도비도와 난지섬 사이를 하루 3번 출항한다. 요금은 7600원. 청룡해운 관광유람선(041-352-6862~5)에 문의하면 된다. 인생살이에 간이 맞지 않은 도시인들이라면 수도권에서 가까운 이 바다로 '여름 일탈'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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