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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호통쳤지만…' 중국 속도 많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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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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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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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트리플A(AAA)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세계 주요 경제국들은 일제히 미 경제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미국이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공감대에서다.

그러나 중국은 작심을 한 듯 미국을 다그쳤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이 빚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상식을 재정립해야 한다"거나 "미국은 빚을 내 살던 좋은 시절이 끝났다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 구조적인 부채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의 달러 자산의 안전을 담보해야 하며,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의 최대 채권자로서 중국은 이 모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다그친 배경은 중국 지도부의 경제 운용 능력에 대한 중국 내부의 비판을 비껴가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한다. 실제 중국은 세계 경제 불균형까지 초래했다는 비난 속에 막대한 달러화 자산을 축적해 결과적으로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중국이 신화통신 등을 통해 거칠게 반응한 것은 백악관이나 미 의회를 비판하기 보다는 중국 내부 여론을 겨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수조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면서도 정작 중국의 사회문제는 곪아터지도록 방치했다는 불만을 고려해 책임을 미국에 떠 넘겼다는 것이다.

◆ 중국 미국에 호통을 친 진짜 이유는 내부 사정(?)

중국은 인위적인 위안화 저평가를 통해 고도성장을 지속해 왔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화를 사들이며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을 썼다. 특히 중국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로 1조2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미 국채를 사들였다.

좀 더 정확히는 지난 5월 말 현재 중국은 미국 국채를 1조1600억달러어치 들고 있다. 또 6월말 기준으로 3조1975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중 3분의 2정도를 달러화 자산에 편입했다.

중국의 강한 채권매입 수요는 미 국채 랠리에 크게 도움을 줬다. 국채에 연계된 미국의 시중금리는 미 국채 가격 상승과 더불어 저금리 기조를 지속했다. 미국 가계는 저금리를 만끽하며 소비를 늘렸다. 빚을 내어 소비재를 물 쓰듯 쓰고, 부동산 투기에도 뛰어들었다. 미국의 소비가 늘면서 미국으로의 수입도 늘어났다. 중국은 이렇게 수출해 번 돈으로 다시 미 국채를 사들였다.

마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미국은 빚을 내(국채 발행) 소비에 나섰고, 중국은 돈을 빌려주며(미국채 매입) 막대한 무역흑자를 챙겼다. 채권자의 다급한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중국이 미국의 '빚 중독'에 대해 마냥 호통을 칠 처지가 아닌 셈이다. 더욱이 저금리 장기화로 초래된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도 따지고 보면 중국의 국채 매입 열풍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 중국, 리밸런싱(불균형 재조정) 압력 더욱 커질 듯

미국 등 주변국은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중국에게 리밸런싱(불균형 조정)을 더욱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이 내수 진작 대신에 '위안화 저평가'를 앞세운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전개해 세계 교역의 불균형이 크게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최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리밸런싱의 내용을 담는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리밸런싱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

중국은 작년 여름 달러화 페그제를 중단하고 바스켓통화제(여러 통화로 구성된 환율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페그제 중단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6% 가량 절상 됐지만, 위안화는 절대 저평가 상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주변국들이 바라는 '자유변동환율제'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저평가'를 통한 수출 드라이브를 포기하지 않는 한 중국이 '자유변동환율제'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그러나 중국이 리밸런싱(불균형 재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밸런싱은 (중국에게)고통스러운 것"이라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중국내에서 리밸런싱을 요구한 이들의 입지를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큉밍 중국건설은행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중국에게는 자명종과 같다"며 "중국은 가능한 한 무역수지를 균형이 있게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중국이 무역흑자 정책을 지속한다면, 중국은 지금처럼 미 국채를 사들이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해외 경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 중국 내년 정권 교체..당분간 '리밸런싱' 어려울 듯

WSJ은 중국의 리밸런싱이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수출업계의 로비와 지도자들의 거부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 교체 때문에 현재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공산당은 내년 가을 18차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지휘권을 후진타오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에게 넘기고, 행정수반인 총리직도 2013년 3초 전인대에서 원자바오에서 리커창 국무원 부총리로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를 앞둔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리세션이 중국에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긴데다, 최근 중국의 핵심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년래 최고인 6.4%까지 상승했고, 7월 HSBC 제조업 구매지수는 확장과 위축의 기준인 50을 1년 만에 밑돌았다. 물가 때문에 중국인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반면, 해외시장 위축으로 제조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도 심상치 않다. 중국 윈저우(溫州)의 중소기업 지원협회는 이 지역의 36만개 중소기업 가운데 거의 90% 가량이 은행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판 그린 스탠더드 차터드 홍콩 이코노미스트는 텔레그래프에서 "중국의 신규 수출 주문이 둔화되고 있고, 상황이 2008년말 만큼 좋다"며 "제조업 둔화와 인플레이션 통제가 쉽지 않은 것으로 같다"고 말했다.

선 리지안 푸단 대학 교수는 인민일보에서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달러화가 지배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에 경고음"이라면서도 "가장 큰 희생자는 미국이 아닌, 경제성장 수요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라고 밝혔다. 물론 다른 나라에는 중국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미국 못지않게 중국도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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