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장성 중소기업 36만개 중 30%가 도산 위기

중국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저장(浙江)성의 중소기업들이 매출부진과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무더기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저장성에 있는 36만개의 중소기업 중 30%가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거나 절반 정도 가동을 중지한 상황이다.


저장성 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매출액이 일정규모인 4373개 제조업 기업 중 23.5%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17일 보도했다. 저장성의 6만6000여개 소기업의 적자기업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저장성 지역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상반기 중 순이자지출액이 전년동기보다 369억9800만원(6조2890억원, 34.4%)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소기업의 순이자지출액 증가율은 45.5%나 됐으며 소기업의 56%는 은행에서 대출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차이화 저장성 투자연구회 사무국장은 “저장성에 있는 소기업의 80%가 사채(私債)를 쓰고 있으며 사채 중 일부는 연180%에 이르는 살인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저우(溫州)시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정부의 긴축정책과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축소 때문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소기업들은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했는데 올들어 중앙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값 안정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면서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원저우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올 상반기에 207억8000만위안(8.61%) 증가해 전체 은행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6%에 이를 정도로 원저우 지역 은행들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성 은행감독국 통계에 따르면 저장성 은행의 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현재 1조2939억위안으로 연초보다 1092억위안(36.9%) 증가했다. 이는 은행 전체 대출 증가율보다 21.6%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중국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우더원(周德文) 원저우중소기업촉진회장도 “일부 중소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소기업 발전 과정 중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라이프 사이클 상의 어려움 △맹목적 확장주의에 따른 과다한 투자 △고에너지소비 고배기가스방출 고오염 등 이른바 삼고(三高)에 따른 것”이라며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펴더라도 옥석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긴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은행이 기술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해 주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경영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