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싸질까…금영·태진 가격담합 '과징금'

노래방기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금영과 티제이미디어(옛 태진미디어)가 신곡 업데이트 가격 등을 담합하다 감독당국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노래방기기 및 신곡 업데이트 요금 등의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고, 대리점에 대한 지원·할인 정책을 축소키로 합의한 금영과 티제이미디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56억74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업체별로는 금영 41억1700만 원, 티제이미디어 15억5700만 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영과 티제이미디어의 임원과 영업부서장은 지난 2007년 10월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나 대리점에 대한 할인경쟁을 하지 않고, 노래방 기기와 신곡 업데이트 등의 가격을 인상키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 같은 합의를 기초로 2009년 7월까지 대리점에 대한 지원 및 할인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키로 하고, 순차적으로 가사책 및 리모컨, 신곡 업데이트, 저가형 업소용 반주기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은 영상가요반주기 외에도 반주기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신곡과 부속 제품인 인덱스 및 리모컨, 스피커, 앰프 등도 판매한다.

담당 임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양사의 영업부서장들은 매월 호텔 커피숍 등에서 만나 구체적인 인상방안을 협의하고, 각사의 임원에게 보고한 후 인상 시기 등을 결정했다.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금영은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인 지난 2009년 7월 1일자로 신곡 업데이트 비용과 반주기 가격을 자진인하한 상태다.

송상민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로 향후 노래방기기 시장의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서민들의 여가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직접적으로는 전국 3만5000여 노래방 사업자의 원가 부담 완화를 통해 노래방 이용료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래방은 전국적으로 약 3만5000여 곳이 영업 중이며,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까지 합치면 대략 5만 업소에 50만 대 가량의 영상가요반주기가 설치돼 있다.

시장규모는 연간 약 1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금영과 티제이미디어가 시장점유율 약 99% 정도를 차지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