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냄새줄이고 부드러움 더해 입맛 사로잡다

전 세계가 발효식품에 주목하면서 청국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청국장은 한국 전통식품 중 대표적인 건강 먹을거리로 손꼽힌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 문화로 성인병에 노출이 많이 되고 있는 현대인에게 유용한 식품이라고 한다.

대구가톨릭대 외식식품산업학부 식품공학전공 이신호 교수는 “청국장은 대두의 영양성분 이외에도 인체에 유용한 식이섬유, 인지질, 이소플라본, 사포닌, 피트산 등의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되었다”며 “이들 성분은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등의 성인병 예방, 노인성치매 예방, 항암, 골다공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고 연구,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청국장이 영양적, 경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


청국장하면 꼬리꼬리한 냄새가 진동하는 식품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요즘 청국장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오늘날에 비해 환경을 전문적으로 갖추지 않았던 탓에 잡균이 들어가 부패 등의 이유로 냄새가 더 많이 날 수밖에 없었지만 발효 환경 즉 수분, 온도 등을 적절하게 맞추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면 냄새가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냄새뿐 아니라 맛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렇듯 청국장은 영양학적 효능뿐 아니라 냄새와 맛도 점차 좋아지고 있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맛과 효능이 뛰어난 만큼 장을 담그는 데 많은 정성이 들고 그 방법이 쉽지 않은 탓에 일반 가정에서 청국장을 직접 담그는 곳은 거의 없다.

도심 둘레엔 청국장 담그는 곳이 제법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표 격으로 <맛있는 상상>, <서경들>, <이화청국장>을 꼽을 수 있다. 각자 만드는 방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맛과 향이 다를 터. 세 곳의 청국장은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까.


가정에서 정성들여 담근다는 생각으로‘건강한’청국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들 세 업체의 청국장을 직접끓여 블라인드 테스팅 해보았다.

◇ 맛있는 상상
<맛있는 상상>은 국내 유일의 한정식 프랜차이즈<좋구먼>, 장류 찌개 프랜차이즈 <찌개애감동> 등 한식 전문점만 20년 이상 운영한 한식 전문 프랜차이즈 주식회사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맛을 소홀히 할 수 없었기에 경기도 용인시에서 직접 장을 담그게 됐다.

보통 3일 주기로 만드는데 한 달에 사용하는 콩만 300kg에 달할 정도다. 그 양은 8264.46㎡(2500평형)의 넓은 부지에 가득한 장독이 가늠케 한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청국장 특유의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청국장 특징
콩 원산지 : 국내산
제품 상태 : 생청국알, 찌개용 완제품
유통기한 : 냉장·냉동보관 2개월
소비자 가격 : 1kg, 1만5000원
*식당가격 별도 문의 (031)322-4611

◇ 서경들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서경리에 위치한 <서경들>은 서경들영농조합법인으로 <서경들>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순수 국산 콩을 사용, 자체 전통방식으로 담근다. 청국장을 담글 때 삶은 콩을 식힌 뒤 발효하는데 인위적으로 다른 균을 넣지 않고 순수하게 만든다고.

또한 무방부제 제품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은 이천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도로 제품을 생산한다. 청국장 외에도 된장, 고추장, 간장,메주 등 다양한 전통재래장을 만든다.

청국장 특징
콩 원산지 : 국내산(직접재배)
제품 상태 : 생청국알, 찌개용 완제품
유통기한 : 냉장보관 1개월
소비자 가격 : 220g, 2000원/450g, 4000원
*식당가격 별도 문의 (031)632-5678

◇ 이화청국장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의 <이화청국장>은 청국장만 전문으로 담그는 곳이다. 청국장 종류만 5여 가지. 무염생청국장, 가루청국장, 말린청국장, 찌개용청국장, 검정콩가루청국장 등이며 세트를 마련, 다양하게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전통방식으로 생산해내고 있으며 청국장을 띄울 때 8년 된 이곳만의 노하우로 깊은 맛을 낸다고. 관계자는 발효 시 주변의 환경 조절이 관건이라고 귀띔한다. 적당한 습도와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장을 뜸으로 잡균의 번식을 막고 청국장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를 없앤다고 한다.

청국장 특징
콩 원산지 : 국내산
제품 상태 : 생청국알, 찌개용 완제품
유통기한 : 냉장·냉동보관 3개월
소비자 가격 : 1kg, 1만5000원/5kg, 7만원
*식당가격 별도 문의 (054)973-0971

◇ 블라인드 테스팅하다 Blind Testing

이 세 곳의 청국장을 받아 같은 양, 시간의 동일한 레시피로 청국장찌개를 끓여 테스트를 실시했다. 맛과 냄새, 부드러운 정도, 기호도를 중점으로 파악했다. 테스트 항목은 냄새의 정도, 냄새의 선호도, 콩의 부드러움, 텍스쳐의 선호도, 텁텁한 정도, 맛, 전체적 평가도로 나누었으며 종합적인 의견을 서술형식으로 받아 참고했다.

일정 브랜드에 치우치지 않도록 테스트는 블라인드로 진행했다. 테스팅 시에는‘A, B, C’라는 임시명을 사용했다. 블라인드 테스팅에는 외식업 관련 일을 하는 50대 남성, 40대 여성, 30대 남성, 20대 여성 각 1명씩으로 총 4명이 참여했다.

청국장찌개 레시피
재료 | 청국장, 다시마, 대파, 건밴댕이, 양파, 김치, 무, 마늘, 청양고추, 두부, 소금 약간

만드는 법법
1) 적당 물에 다시마, 대파, 건밴댕이, 양파를 넣고 1시간 동안 육수를 끓여낸다.
2) 김치는 양념을 훑어낸 뒤 쫑쫑 썰고 무도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썰어 미리 볶아둔다.
3) 육수 300㎖에 청국장 100g과 미리 준비한 2를 함께 넣고 끓여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다진 마늘과 대파, 청양고추 약간, 큼지막하게 썬 두부를 넣고 조금 더 끓여 완성한다.

청국장찌개가 먹음직스럽게 끓여져 나왔고 테스터들은 앞 접시에 찌개를 덜어 하나씩 맛봤다. 청국장은 김치를 넣고 끓여 맛이 조금 더 깔끔했다. 대체적으로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 먹기 편하며 부드럽고 맛있다는 평가였다. 연령별 선호도가 달랐고 맛이 대체적으로 좋아 세 곳 중 맛이 뛰어난 한 곳의 청국장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 결과도출 테스터 의견
냄새는 C가 가장 적게 났으며 다음은 B, A 순이었다. 그 차이는 극히 미약했다. 냄새의 정도, 냄새의 선호도 항목을 통해 냄새의 정도에 따라 그 선호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보다 청국장 고유의 풍미를 조금 안고 있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있었다. A, B, C 세 곳 모두 평균 이상의 부드러움을 자아낸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며 콩의 부드러움과 텍스쳐 선호도는 비례관계의 양상을 띠었다.

즉, 부드러운 것이 먹기도 편해 좋다는 의견인 셈이다. 부드러움이 가장 좋다는 것은 C로 그 텍스쳐 선호도 점수는 무려 평균 4.75점을 받았다. 전체적인 맛은 C에 이어 A와 B가 비슷했다. 세 개의 청국장 모두 뛰어난 맛에 최고를 가리기가 힘들었을 정도라는 테스터들의 의견이었다. 기타 의견으로, A는 자연적인 콩의 단맛이 나 먹기 편하고 수월하다는 평이 있었다.

A - 이화청국장
다른 것에 비해 단맛이 나는 편. 특히 40, 50대에 비해 20, 30대가 좋은 점수를 줘 젊은 세대 층이 쉽게 즐겨먹을 수 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B - 서경뜰
끝 맛이 약간 씁쓸한 A에 비해 쓴 맛이 덜하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맛이라는 평을 얻었다. 청국장 고유의 향을 보유, 이를 선호하는 테스터가 있었다.

C - 맛있는상상
텁텁하지 않고 비교저고 국물이 맑은 편이며 특히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부드러움에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청국장 업체에서는 냄새는 줄이고 부드러움을 앞세운 청국장을 만들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추세다. 높은 영양만큼이나 맛과 향도 점점 업그레이드괴고 있는 청국장, 2000년 대 초반에 이어 또 한 번의 열풍을 일으킬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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