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상장사 10곳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진행된 대규모 설비투자에 힘입어 실적이 대부분 전년 동기보다 향상됐다.

21일 에스에프에이 (43,700원 ▲550 +1.27%), 주성엔지니어링 (20,450원 ▼100 -0.49%), 아바코 (12,500원 0.00%), 디엠에스 (6,200원 ▲60 +0.98%), AP시스템 (11,550원 ▲100 +0.87%), 케이씨텍 (23,100원 ▲350 +1.54%), 탑엔지니어링 (6,340원 ▲30 +0.48%), 미래산업 (12,850원 ▲150 +1.18%), 에스엔유 (3,540원 ▲20 +0.57%)프리시젼, 로체시스템즈 (6,400원 ▲190 +3.06%) 등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주요 상장사 10곳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696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이 기업들이 전년 동기에 기록한 총매출 5353억원보다 30.1% 증가한 수치다.

10개 기업 가운데 에스에프에이(2091억원), 아바코(917억원), AP시스템(586억원) 등 3곳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주성엔지니어링(1080억원), 디엠에스(715억원), 탑엔지니어링(459억원) 등은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장비기업들이 올해 2분기 양호한 성적을 낸 이유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라인(16라인)과 8세대 LCD라인 보완투자를 진행했다.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는 각각 8세대 신규 LCD라인(P9)과 낸드플래시 라인(M11) 증설을 진행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SDI 합작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5.5세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단행하면서 에스에프에이, 디엠에스, AP시스템, 로체시스템즈 등은 기존 반도체와 LCD에 이어 AMOLED에서 추가적인 수혜를 봤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OLED 물류·이송장비를 일괄(턴키) 공급하는 등 영향으로 올해 2분기에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71.8% 늘어난 271억원을 달성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 태양광장비를 수출하면서 역대 2분기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실현했다. 디엠에스는 LG디스플레이와 중화권에 LCD장비를 공급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12.2% 늘어난 715억원 매출을 올렸다.

AP시스템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OLED장비를 대거 공급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인 586억원 매출을 실현했다. 에스엔유는 전년 동기보다 33.6% 감소한 202억원 매출에 그쳤으나, 매출 가운데 OLED와 태양광 등 신사업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실현했다.

한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져 상반기만큼의 호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당초 올해 투자키로 한 금액 가운데 1조원을 줄이겠다고 밝히고, 삼성전자 역시 LCD부문 투자를 축소한다고 언급했다"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하반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