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확률 최대 80%..정확한 예측 지표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를 분석해보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최대 80%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이하 메릴린치)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부채위기, 증시 변동성 등이 경제활동에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 경제지표를 분석해보면 침체 확률이 최대 8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하는 8월 제조업 지수는 -30.7로 급락해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메릴린치는 이같은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가 침체 확률 85.7%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학이 지난 12일 발표한 소비심리지수는 54.9로 1980년 5월 이후 3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는 오는 26일 확정치가 공개될 예정이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는 침체 확률 80%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와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를 감안할 때 내년에 미국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은 이달초 35%에서 최소 40%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베이지안' 통계 기법에 의해 "경기사이클 변화와 관련이 있는 여러 가지 변수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구했다"고 소개했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가 하락했을 때와 미시간 소비심리가 급락했을 때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 등을 토대로 베이지안 공식에 따라 전체적인 침체 확률을 추정했다는 설명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는 지난 7번의 경기 침체 중 4번을 맞췄다. 이보다 역사가 더 오래된 미시간대학 소비심리지수는 1960년 이후 8번의 침체 중 3번을 미리 정확하게 예고했다.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피터 쉬퍼는 이런 지표들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질 확률은 100%"라며 "사실 침체는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팀은 쉬프보다는 덜 비관적이다.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지수는 1990년 이후 6번의 경기 침체를 예고했지만 이 가운데 실제 침체로 이어진 적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표가 급락하는 것이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핸슨은 "소비자와 기업 심리 지표가 여러 가지 악재들 탓에 8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하지만 아직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진 않으며 추가적인 충격이 없다면 연내에 경제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정확한 침체 예고 지표는 수익률 곡선이다. 3개월물 국채수익률이 10년물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대개 침체가 현실화됐다. 이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1960년 이후 지난 8번의 침체 가운데 7번을 정확히 맞췄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 곡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13년 중반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왜곡돼 나타나고 있다. TJM 인스티튜셔널 서비스의 짐 루오리오는 "수익률 곡선은 FRB의 정책으로 단기 수익률이 거의 영(0) 수준을 유지하면서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2주일 연속 증가하며 40만건을 계속 웃돌자 "경기 침체 확률이 60%로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