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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많이 읽으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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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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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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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혼자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가고 싶은 것을 고르라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라든가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 또는 시청 가능한 TV 등을 꼽을 것이다. 정보통신의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책을 들고 무인도에 가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매년 여름 휴가지에서 동네 서점에 들러 종이로 된 구식 책을 구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라면 모를까.

오바마 대통령이 독서광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여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우리나라의 안철수 등 성공한 사람들이 책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래서 좋은 대학 가고 성공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늘 궁금했다. 진짜 책 많이 읽으면 성공하는 거야?

솔직해지자. 우리 사회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기업가든, 투자가든, 정치인이든 그들 가운데 양서라고 할만한 것을 진지하게 애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멀리 갈 것도 없다. 주위에서 돈 많이 벌어 부자 된 사람을 관찰해보라. 그들 중에 독서가라고 할만한, 고풍스럽고 지성적인 취미를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그들은 오히려 책 같은 건 집어치우고 '돈, 돈, 돈' 하면서 천민 자본주의의 규율에 따라 '개 같이 버는' 쪽에 가깝지 않은지.

발로 뛰면서 좋은 경매 물건을 찾아 다니고 유망한 땅을 보러 다니고 정보에 민감하게 주식에 투자하고 남들보다 빨리 이권을 챙기고 돈 냄새 잘 맡아 될만한 사업과 장사에 뛰어드는 것, 이것이 부자 되는 길이지 독서란 '사농공상'을 읊조리던 과거에나 먹히던 성공비결이 아닐까.

이런 회의가 들어서 책과 성공의 관계를 고민해 봤다.

첫째,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고 세상적인 기준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자무식으로 책과 거리가 멀어도 성공하는 사람이 많고 책을 붙들고 살아도 넉넉하지 않게 사는 사람도 많다.

둘째, 책은 당신 자신과 인생을 좀더 많이 이해하게 해준다. 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이자, 진정한 독서가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클리프턴 패디먼은 이렇게 말했다. "고전을 다시 읽는다고 그 책 속에서 더 많은 내용을 발견하지는 않는다. 단지 전보다 더 많이 당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책은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은 싫어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당신 마음의 밝은 빛과 어두운 그림자는 무엇인지 좀더 잘 알게 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책은 마음의 치료제이다. 책은 또 왜 다른 사람이 내게 이런 나쁜 짓을 했는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는지 좀더 잘 바라보게 해준다.

셋째, 돈은 있다가도 없지만 책으로 얻은 통찰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탈무드'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들이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 부자들이 온갖 보석과 돈을 자랑하며 허름한 옷을 입은 늙은 남자를 비웃었다. 하지만 그 늙은이는 자신이 이 배에서 가장 큰 부자라고 말한다. 폭풍을 만나 배가 부서지고 배에 탔던 사람들은 간신히 목숨만 건져 육지에 도착한다. 부자들은 보석을 비롯한 전재산이 바다에 가라앉아 거지 신세로 전락했지만 늙은이는 풍부한 지혜로 존경 받으며 그 지역의 위대한 스승이 됐다.

이 이야기는 돈이나 세상의 성공은 인생에서 수시로 몰아치는 폭풍 속에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지만 내 머리 속에 든 지혜와 지혜로 가슴 속에 다져진 의지는 어떤 폭풍 속에서도 삶을 지켜주는 진실로 유일한 재산이라는 교훈을 준다.

넷째, 종이 책만이 지혜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데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책과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그 책이 지혜를 담고 있지 않으면 지혜를 줄 수 없고 그 책의 지혜를 이해할 수 없으면 그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아울러 인생의 지혜와 통찰력은 종이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도 책이고 주변 사람들도 책이다. 자연이란 책에서, 주변 사람들이란 책에서 자신의 경험으로 쓰고 있는 책에서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 가장 위대한 안전자산은 책이다. 미국 S&P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미국 주식시장에서 하루 등락률이 2% 이상인 날이 20세기 후반 50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듯 기술의 빠른 속도로 사회의 변동성도 커지면서 우리 인생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변동성이 커지니 다들 안전자산을 찾는다.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 안전하게 살라고 평생 먹고 살고도 남을 거액의 유산을 물려주려 바둥거리고 급변동 속에서 손실이 없을 만한 자산을 찾느라 골몰한다.

하지만 8월 첫 3주간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은 패닉처럼 언제 어떤 변화가, 어떤 태풍이 닥칠지 알 수 없다. 아무리 많은 돈을 모아 놓는다 해도 시대의 파도 속에 한 순간에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제시 리버모어
제시 리버모어
책은 이러한 격랑을 담담하게 맞을 수 있는 내공을 쌓는데 도움을 준다. 유명한 추세 매매의 대가 제시 리버모어에게 영감을 준 책이 있다. 1878년부터 1880년까지 뉴욕 면화거래소의 사장을 지냈던 딕슨 와츠의 '예술로서의 투자와 삶에 대한 고찰(Speculation as a Fine Art and Thoughts on Life)'이라는 책이다.

와츠는 이 책에서 투자로 성공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로 5가지를 꼽았다. 자립성, 판단력, 용기, 신중함, 유연성 등이다. 기밀 정보나 자본력이나 높은 IQ 같은 것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와츠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앞서 언급한 자질들은 투자가가 되는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자질은 구성에 있어서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한 가지 자질이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전체 자질의 효과가 파괴된다. 이러한 능력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화롭게 가진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투자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고 실패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와츠가 지목한 다섯 가지 자질은 결국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에서 성공하는데도 핵심적인 요소다. 그리고 책은 이 다섯 가지 자질을 육성하는 가장 저렴한 수단이다. 책을 읽지 않고도 세상의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책을 많이 읽고도 세상적인 성공을 성취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당신이 더욱 풍요롭고 조화롭고 원칙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길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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