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MT시평]성공보다 실패하지 않을 지도자

머니투데이
  •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1.10.06 06:0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MT시평]성공보다 실패하지 않을 지도자
어느 날 갑자기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고 지금도 내연하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 박원순 변호사의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 선출.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 즈음하여 우리 사회를 놀라게 한 일련의 현상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 SNS의 위력, 변화에 대한 열망, 기득권자(야당 정당을 포함한)에 대한 불신과 소수세력에 대한 기대감 등. 이러한 흐름이 아마도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치리라는 예상도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은 너무나 오래되고 지속적인 현상이라 별로 새로운 지적이 아니며, SNS의 위력을 이번 현상을 통해 인식했다면 과거의 교훈을 잊었거나 트위터 등으로 대표되는 의사소통의 현실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고, 변화에 대한 열망은 어느 시대나 존재한 보편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의 중요성을 간과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련의 현상 속에서 매몰되어 버린 이슈, 즉 우리가 뽑아야 하는 리더의 조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로 주목해야 할 리더의 조건은 후보자들의 열린 마음의 정도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정치인의 관심이 한마디로 선거(의 승리)라 하더라도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 모든 이가 그리고 그들의 다툼을 보는 관전자들도 오로지 승리에만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만이 현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홍보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누가 선출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특정 이데올로기가 구체적 정책으로 다른 모습을 띠고 구현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을 위한 구체적 정책보다 이데올로기가 앞설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의 역사는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죄 없이 희생되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맹목적으로 몰려다녔으며, 얼마나 많은 지도자가 이데올로기에 기대어 자신의 잘못을 비켜나가려 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왜 똑똑한 경영자들이 실패하는지 그 이유를 분석한 핀켈스타인(Finkelstein)에 따르면 '자신이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자신과 회사가 대단히 우월하다고 믿는' '자신의 의견에 100% 따르지 않는 사람은 제거하는' 그리고 '자신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영자였다.

한국 사회의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들을 선출할 국민들이 고민해 보아야 점이라 생각된다.

둘째로 살펴보아야 할 것은 후보자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의 현실성이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의 주장에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장밋빛 미래를 강조하게 된다. 물론 유력 후보자들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생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현실을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선되고 나서 "당선되고 보니 내가 제안한 정책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는 식의 변명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핀켈스타인이 찾아낸 똑똑한 경영자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대한 장애물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애물을 과소평가하기는커녕 모르고 있다면 리더로서는 커다란 결격사유가 아닐 수 없다.

2008년 타계한 리더십분야의 유명 학자 배스는 21세기 리더의 특징을 한 마디로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responsible&accountable)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은 엄청난 공공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제적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유일하게 평등한 것은 점점 낮아지는 행복의 정도라고나 할까.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자본주의의 힘과 '월가를 점령하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파나 특정 이데올로기에 묶이지 않고 고통스러운 현실도 분명히 인식하면서 리더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 진정성을 가지고 찾는 리더가 필요하다.

내가 당선되면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희망을―가끔은 너무나 긍정적이라 결과가 허망하기도 한―내세워 당선되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현실을 냉정히 파악하여 아주 장밋빛 미래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은 현실적 미래를 만들어낼 실패하지 않을 사람을 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동학개미군단' 봉기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