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LIG-넥스원 100%, 손보 20% 담보 제공 검토

LIG그룹이 LIG건설로 인해 촉발된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올인'한다. 인수 차입금 상환을 위해 대주주가 보유 중인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담보로 총 6000억원의 자금을 신디케이션 론 형태로 조달할 예정이다.


신디케이션 론에는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IG손해보험 (32,800원 ▲50 +0.1%)의 대주주 지분(20%)은 물론 알짜배기 회사인 LIG넥스원, 넥스원의 모회사인 ㈜LIG의 지분 100%가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융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장기 차입금 비중 확대로 재무 안정성이 높아지는 등 재무 상황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그룹은 ㈜LIG와 ㈜티에이에스(TAS)를 합병, ㈜LIG를 지주회사로 만드는 등 지배구조 변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위기 타개를 위해 그룹이 무리하게 자금 조달에 나서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향후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한 담보 가치 하락 →추가 담보 제공 혹은 차환 금액 축소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 활용, 전방위 자금 조달

LIG그룹은 크게 손해보험, 방위산업체 넥스원, 그리고 건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모든 계열사의 지분이 동원되는 셈이다.



LIG손보는 물론 연초 상장을 추진했던 넥스원의 지분 및 넥스원의 지주회사 격인 ㈜LIG의 지분 100%가 모두 담보로 활용돼, 사실상 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지분 대부분이 금융권에 담보로 잡히게 된다.

딜 구조는 크게 3가지로 금융조건에 따라 계열사의 지분 조건이 달라진다.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1순위를 어느 계열사 지분에 놓느냐에 따라 트렌치가 3가지로 나뉜다"며 "각 트렌치에는 3개 계열사 담보가 다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등 이번 신디케이션 론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은 이 3개 트렌치 중에 1가지 딜 구조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는 하나대투증권이 자문을 맡고 있다.

그룹은 신디론으로 조달한 자금을 건설의 인수 차입금 상환에 이용할 계획이다. LIG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988억원에서 4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관계자는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이면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금융 비용 포함)을 마련하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룹 올인, 왜?

그룹이 이처럼 계열사 지분을 활용,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서는 이유는 건설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TAS의 차입금(LIG건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대부분이 LIG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TAS는 건설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SPC로 현재 건설 지분 89.53%를 보유하고 있다. TAS의 최대주주는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동생인 구본엽씨 등 구씨 일가다.

구씨 일가는 TAS가 1600억원이 넘는 차입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차입금을 LIG로 이전했다. LIG 역시 지분 100%를 구씨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형태기 때문에 건설로 촉발된 채무가 LIG로 이전됨에 따라 결국 건설의 부채 상환의 그룹의 숙제가 돼 버렸다.

하지만 LIG는 별도의 사업 포트폴리오 없이 넥스원을 비롯한 자회사들의 지분법 이익으로만 수익을 내고 있다. 그룹으로선 정부를 수요처로 안정적 사업구조를 확보하고 있는 방위산업체인 넥스원과 손해보험시장에서 업계 2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손보를 활용하는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특히 손보의 경우 고객이 맡긴 보험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상 대주주인 구씨 일가의 개인 지분을 담보로 맡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넥스원은 지난 2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 실사를 진행하는 등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서 예상한 넥스원의 공모규모는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구주매출로 IPO를 진행할 경우 공모 자금이 모두 LIG로 들어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장 완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공모 규모 역시 신디론으로 조달하는 규모의 3분의 1에 불과해 결국 지분을 담보로 한 론 쪽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당초 이번 딜을 주관하고 있는 하나대투증권 등 금융권은 향후 넥스원의 상장을 염두에 두고 PE투자 등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LIG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예상

이번 신디케이션 딜은 대규모 자금 조달 뿐 아니라 LIG그룹의 지배구조를 완전히 뒤바꾸는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손해보험을 통해 LIG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티에이에스(TAS)를 통해 LIG건설을, ㈜LIG를 통해 넥스원을 보유하고 있다.

LIG건설 회생계획안 등에 따르면 건설의 대주주인 티에이에스가 보유한 주식은 60대 1로, 일반 주식은 4대1로 병합된다. 이후 출자전환주식과 함께 다시 5대1로 병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대주주인 TAS의 보유 지분은 80% 대에서 7% 미만으로 감소된다.

그룹은 향후 ㈜LIG와 TAS를 합병, ㈜LIG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건설과 넥스원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