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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보선 눈앞에서…맨 눈으로 보는 '오세훈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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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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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서울 잠실 집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김영구(39·가명)씨는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난 것이 아직도 안타깝다. 은행원인 김씨는 지난해부터 한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주말이면 가족과 가까운 한강공원을 찾는 것도 즐거움이다. 김씨는 "오 전 시장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들이 많지만 커다란 도로에 막혀 있던 한강을 시민들에게 돌려준 것은 칭찬할 일이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강에 인공섬이 들어서고 다리에서 분수가 쏟아지고 보여지는 것은 많은데 시민들의 삶이 전보다 더 나아지고 안전해졌는 지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주부 신미숙(40·가명·은평구)씨는 오 전 시장이 왜 끝까지 모든 초·중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걸 거부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신씨는 "무상급식에 예산이 많이 든다고 했는데 수천억씩 쏟아붓는 뱃길 사업을 과감하게 하는 걸 보면서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심에 나가보면 도시가 이전보다 정돈되고 깔끔해지고 주변에 가볼 만한 공원이 많아졌다"고 인정하면서도 "서민형 장기임대전세 같이 서민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는 데 더 많은 예산이 씌여지길 바랬다"고 말했다.

민선시장으로는 처음 재선에 성공했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을 책임지고 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5년1개월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사람에 따라, 사업 내용에 따라 다소 엇갈린다.

시의회 의석 3분의 2를 야당이 확보하면서 형성된 '여소야대'로 인한 인색한 평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 전 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사업에 치중하느라 정작 민생을 돌보는 데는 소홀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정치적인 프리즘을 거둬낸, 맨 눈으로 보는 시민 평가는 정치권의 평가와는 온도차이가 있다.

◇잘 가다 외면받은 한강르네상스 무상급식 논란이 터지기 전 오 전 시장이 임기 중 가장 큰 반대에 직면한 정책 사업이 한강르네상스다. 민선 4기 시절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한 '오세훈표' 사업으로 거시적 평과와 미시적 평가가 갈린다.

한강의 공공성 회복을 명분으로 시작된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반포, 뚝섬, 여의도, 난지 등 4개 한강공원을 문화,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특화공원으로 조성하는 1단계 사업까지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 지천까지 한강자전거도로가 연결되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로 가로막힌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한강자전거도로 이용시민이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한강에 5000톤급 관광크루즈를 띄우겠기 위해 한강 바닥을 6m나 긁어내고 대형 선착장을 지어 서해까지 연결하겠다는 서해뱃길 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삭감하면서 시와 시의회가 대립하는 도화선이 됐다.

올해 6월에는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감사원 분석에 반대 여론은 더욱 커졌지만 오 전 시장은 예비비까지 동원해 사업을 강행하면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시민들의 시선도 새빛둥둥섬 같이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가 된 대규모 건설이 구체화하면서 부정적으로 바뀌어 버렸다. 한강에 크루즈를 띄우고 인공섬을 만드는 것 같이 꼭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사업에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기 중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전시성 사업"이란 비난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한강의 공공성을 회복이라는 오 전 시장의 접근 방향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해온 터라 차기 시장이 어떻게 한강르네상스를 이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디자인서울' 수해와 예산부담에 좌초

서울을 뉴욕이나 파리 같은 유명 도시처럼 만들겠다고 시작한 디자인서울은 한강르네상스와 더불어 오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지만 들인 공력에 비하면 평가 점수는 미흡하다.

도심을 어지럽히던 간판이 정돈되고 도심 광장, 박물관, 미술관 같은 공공 스페이스가 깔끔하고 보기 좋게 바뀐 것은 디자인서울 사업 덕분이다. 오 전 시장은 디자인 전문가를 부시장급으로 영입해 시정 전반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도시를 정비했다.

눈에 크게 띄는 사업은 500억원을 투입한 광화문광장, 1800억원을 들여 50곳에 조성한 디자인서울거리가 포함된다.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에 설계를 맡겨 4200억원을 쏟아부어 짓고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디자인서울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디자인서울 역시 당초 추진 의도와 부합되면서 실생활에서 접하는 효과 높은 소소한 사업에 대한 평가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핵심 사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투입한 예산 대비 효과가 미미한 전시성 사업"이란 지적이 많다. 수해에 광화문과 강남 등 도심 일대가 잠기면서 "디자인에만 신경쓰다 안전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도 일었다.

그럼에도 오 전 시장은 퇴임사에서 "21세기 도시와 국가는 '아름다움'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전시행정으로 폄하하는 한 서울은 초일류도시, 품격있는 세계도시로 성장할 수 없다"고 항변하며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서울형 복지 선별·보편 아울렀다

오 전 시장이 추구했던 서울형 복지가 새로운 접근방식에도 100% 온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전시 행정이라 지적받아 온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 등과 무관하지 않다.

오 전 시장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금액만큼을 시가 추가로 적립해주는 희망플러스통장을 2007년 선보여 환영받았다. 성과도 좋아 첫 가입자의 98%가 3년 만기를 채워 전셋집을 얻거나 창업을 하는 등 자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학교폭력과 사교육비 부담, 학습준비물이 없는 '3무(無) 학교 만들기'에 공을 들여 1102명의 학교 보안관을 국공립 초등학교 551개교에 2명씩 배치하고 시교육청과 예산을 분담해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대신 준비해주며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서울형어린이집에 예산을 지원해 민간어린이집 보육료를 국공립어린이집 수준으로 내리고 시설을 개선했으며 소득하위 70% 가구의 영유아 보육료도 전액 지원했다.

오 전 시장은 경제적 소외계층을 위한 선별적 복지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육아와 교육, 여성·장애인·노인 등을 대상으로는 보편적 복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보편적 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렸음에도 학생 무상급식 논쟁 앞에선 선별적 복지정책만을 고수하겠다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우를 범했다. 오 전 시장이 행정적 협의에 앞서 정치적 입장을 앞세워 시정을 파행으로 몰고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무상급식이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보편적 복지 영역이라는 사회적 합의점이 주민투표를 통해 도출되지 못했음에도 오 전 시장이 사회적 복지욕구에 부응해 추진해온 복지정책은 차기 시장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민 위주의 주택정책으로 선회

오 전 시장의 주택·건설정책은 오류에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민선 4기 시장선거에서 강력하게 앞세운 뉴타운 공약은 현재 실패로 판가름난 상태다. 뉴타운 지역은 집값 상승만 부추기며 투기판으로 변하고 정작 서민의 보금자리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작한 정책을 이어받은 뉴타운 사업은 2005년 시장 후보 당시 50여 곳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취임 뒤 3차 뉴타운 10곳을 선정한 뒤 4차 뉴타운 후보지 발표를 포기하면서 사업은 막을 내렸다.

기존 뉴타운 지정구역도 전면철거와 고층아파트 일변도에서 탈피해 기존 저층 주거지 형태를 유지하며 아파트형 유지·관리 개념을 더한 주거정비사업인 '휴먼타운'을 대안으로 수정했다.

뉴타운 정책의 실패에도 오 전 시장이 2007년 처음 도입한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와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는 여야를 막론하고 호평 받았다. 서민과 영세층 주거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급된 주택은 시트프가 1만8060호, 공공임대주택이 5만 호로 공급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지속적인 확대정책이 필요한 상태. 따라서 차기 시장의 주택정책도 대규모 개발이 아닌 서민의 안정적이 주거를 뒷받침하는 대안적인 형태를 띄게 될 전망이다.

◇보이지 않는 오세훈표 성공 사업들

대규모 개발 사업이 사회적 논란 속에 휩싸이면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오세훈표' 성공 사업도 적지 않다. 특히 눈에 드러나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정책 시도들이 많다.

자치구별로 걷어 '빈익빈 부익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재산세를 상대적으로 재정이 취약한 자치구에 나눠주는 '재산 공동 과세'가 대표적이다. 잘 사는 강남·서초·잠실 등 '강남 3구'의 반대에도 강력하게 추진해 오 시장 취임 전 구별로 최대 17배에 달하던 재산세 격차는 올해 9월 기준으로 4.6배까지 줄었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대부분을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교체하고 중대형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서울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진 것도 보이지 않는 성과다.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2006년 60㎍/㎥에서 지난해 49㎍/㎥로 떨어져 1995년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

오 전 시장 임기 중 423㎡의 녹지공간이 새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칭찬받을 일이다. 도심 곳곳의 자투리 녹지공간을 발굴해 기존 공원과 연결했고 옥상공원과 도시구조물 벽면녹화, 가로변 녹지 확충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녹지공간을 늘렸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구호를 앞세워 추진해온 일자리 늘리기 사업 역시 성과와는 무관하게 시의적절한 접근이란 평가가 나온다. 2009년 자치단체에서 처음 일자리플러스센터를 개소개 취업을 알선하고 청년창업 프로젝트로 벤처기업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2005년 민선 4기 취임시부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던 오 전 시장의 시정 구상은 디자인서울이나 한강르네상스 같은 대규모 사업이 아닌 작은 변화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했다는 점은 되새겨 볼 일이다.

오 전 시장이 '소프트웨어'라 강조한 정책은 정작 외부에선 '하드웨어'에서 벗어나지 못한 토목사업이라 비판받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를 업그레이드할 진정한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할 때다.

◇재정건전성 하락 비판 면키 어려워

서울시 재정이 오 전 시장 임기 동안 악화한 것도 비난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다. 오 전 시장의 5년 임기 동안 채무 규모가 2006년 1조1462억원에서 3조8177억원으로 늘어 3배 이상 늘었다. 시민 1인당 채무액은 37만원이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채 발행 등 확대재정 정책을 저극 추진한 결과라고 해명했지만 불요불급한 대규모 예산 투입 사업이 시정의 중심축으로 지속된 성과가 경기회복으로 발현되지 않아 변명으로 일축됐다.

정작 필요한 곳에 확대 재정이 투입됐는지에 대한 지적은 계속돼 왔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 오 전 시장은 지난해 민선 5기가 시작되면서 예산 편성을 줄이고 부채를 조기상환하기도 했지만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 같은 부분에서는 예산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오 전 시장의 주요 정책은 초기 올바른 방향 설정에도 진행과정 상의 과도한 예산 투여를 통한 보이기식 성과 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결국 '과잉'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지 않은 자신만의 철학으로 필요 이상의 대형사업을 벌였고 협의와 타협이 아닌 대립으로 치달으며 결국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파국으로 끝을 맺었다.

오 전 시장의 정책들은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 것들이 적지 않다. 성과를 내고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영역도 많다는 얘기다. 차기 시장을 누가 차지하든 '오세훈표'라는 레테르만으로 기존 정책과 사업을 외면하지 말고 시정의 연계성을 살릴 개선방법을 도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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