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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청년 백수, 넘치는 분노..시장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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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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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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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확산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표면적으로 금융 자본주의의 탐욕에 반발해 시작됐지만 핵심을 보면 소득 불균형, 더 나아가 일자리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중동의 봄을 가져온 튀니지와 이집트 등의 반정부 시위도 근본적으로 파고 들면 청년 실업과 만나게 된다.

선진국에서 특히 심하지만 개발도상국이라고 별반 다를 바 없는 문제가 청년층의 고실업이다. 새로운 노동력이 매년 배출되지만 전세계 경제는 이 신규 노동력을 흡수할 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세계화로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 범위 확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학교 교수는 17일(현지시간) 전세계 저명인사들의 칼럼을 모아 제공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시장의 변화를 노동력이 쫓아가지 못하면서 세계적으로 고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세계화다. 세계화로 각국 경제에서 교역 가능한 부분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동과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의 범위가 확대됐다. 세계화로 전세계 경제가 통합되면서 노동력의 가격과 고용 기회가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는 일자리와 소득의 분배에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진국 대부분은 중산층 증가세가 극히 제한적이다. 유럽의 경우 경제의 교역 가능한 부분에서 고용 증가세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의 하나로 중산층 증가를 억제해왔다. 이는 소득 분배를 통해 일부 임금 억제를 공유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이 결과 유럽은 중산층이 거의 늘지 않으면서도 소득불균형이 확대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산층이 오히려 줄면서 소득불균형이 확대돼 왔는데 고소득층은 세계화로 소득과 교육의 혜택을 입고 있는 반면 경제의 교역 가능한 부문에서는 고용 기회가 감소하면서 중산층 이하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즉, 경제에서 교역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는 수입에 의존하면서 미국의 평범한 근로자를 위한 일자리는 계속 줄어왔다.

◆위기 이전에는 정부 일자리가 고용시장 지탱
물론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20여년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 이는 교역 가능하지 않은 경제 분야, 대표적으로 정부와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에서 늘어난 일자리의 40%를 정부와 헬스케어 분야가 차지했다.

아울러 미국은 교역 가능한 분야의 일자리가 줄다 보니 부채를 통한 과소비로 다른 국가와 교역이 불가능한 서비스 및 건설 분야에서 일자리를 늘려야 했다. 이 결과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서비스가 차지하게 됐고 건설에 투자가 이뤄지며 주택시장 버블에 일조하게 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공공 부문 부채가 지속 가능한 한계 수준을 넘어서고 민간 부문도 부채 축소에 들어가면서 더 이상 교역 가능하지 않은 부문에서 일자리 확대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다.

세계화와 더불어 인간의 노동력을 대폭 절감시켜 주는 기술의 발전도 고용시장에 변화를 유발한 원인이다. 기술 발전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고성장 개발도상국조차 고용시장에 심각한 불균형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가 가진 기술이 일자리에 적합하지 않는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제 구조는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노동력의 시장 적응이 구조적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 높여야
세계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는 위기 이전부터 진행됐으나 미국의 경우 금융시장의 불균형과 왜곡으로 인해 실물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시장과 기술 발전의 힘에 적절하고 필요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스펜스는 지적했다.

지금 전세계가 직면한 고용의 문제는,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 속도가 시장의 구조적 조정을 초래한 글로벌 힘에 비해 너무 많이 뒤쳐져 있다는 점이다.

스펜스는 무엇보다 개인과 기업, 정부가 현실에 맞게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국 정부는 경기 하강에 따른 부담을 청년층을 포함한 실업자들이 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는 시장의 성과가 좀더 균등한 소득과 혜택의 분배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스펜스는 개인과 정부, 또 학교와 같은 사회기관들이 시장의 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 속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노동력의 기술을 일자리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일자리 공급도 노동력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스펜스는 이와 함께 세계화와 기술의 변화 속도 및 이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개인과 경제, 사회가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화가 너무 빠르다면 사회 전체적인 적응력과 적응의 필요성을 일치시키기 위해 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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