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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금융인, 다시 쓰는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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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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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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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금융인, 다시 쓰는 반성문
외환위기 후 경제학자들이라면 누구나 반성문을 써야만 했다. 특히 금융을 전공으로 하는 학자들은 더욱 통렬한 반성문을 써야 했다. 근년의 금융상황은 또 한 차례 반성문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 강단의 금융 연구자이니 현장에서 금융인들이 일으킨 문제들은 자신과 무관하다 한다면 세간의 조소를 받을 것이다. 서민금융부터 시작해서 금융정책에 이르기까지 부끄럽기 그지없는 것이 작금의 금융상황이다.

서민금융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서민과 소규모 기업을 위한 대표적 금융기관인 저축은행 얘기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버블이 낳은 후유증도 있었지만 부실?불법 대출이 도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의 부실화에는 대주주와 최고경영진에 그치지 않고 정치권 그리고 심지어 감독기관과 고위공직자까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저축은행이 시중의 노리개 거리로 전락하였고, 그 유명한 뱅커들의 자존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저축은행이 어이없이 흔들리자 서민금융에 대한 불신은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로까지 번졌었다.

산업발전의 동반자였던 은행은 어떠한가? 외환위기 이후 자율경영의 여지는 크게 늘어났으나 가계와 기업의 든든한 우산이 되기를 잊어버린 지 오래인 듯싶다. 역시 부동산을 매개로한 가계대출에 전력을 다해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통화옵션상품 키코로 수많은 중소기업으로부터 우산을 뺏어버렸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구조조정이 낳은 독과점적 산업구조 덕분에 은행은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 된 세상이다.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은 최근 다시 2000년대 중반 수준인 3%포인트 선으로 다시 올라설 기세이다. 최근 은행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예금자라면 예금금리가 어느 수준인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3%대로 돈을 사서 3%대 마진을 붙여 6% 수준으로 돈을 되팔고 있는 것이다. 봉이 김선달도 기가 막혀 할 장사거리이다.

수수료 수준에 대해선 굳이 지면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외환위기의 혹독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차입 비중은 여전히 높으며, 금융위기가 닥칠 때 마다 은행권은 달러 부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뱅커들과 주주들은 어김없이 고액의 연봉과 배당을 챙기고 있다.

신산업의 싹을 티워야 할 벤처금융의 현실은 어떠한가? 2000년대 초반 잠시 위용을 드러냈으나 버블 파열의 반동으로 조락한 지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금칙어 반열에 올라선 벤처와 벤처 캐피탈, 모험투자보다는 최소한의 수익보장에 매달리는 벤처투자자, 마이너리그로 퇴보한 코스닥시장... 그런 속에서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횡령, 배임, 주가 조작 등의 도덕적 해이.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기대한다는 것은 철 지난 얘기인 듯 싶다. 플라스틱 머니,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통합, 미소금융 등등 화려한 미사여구는 많았지만 손에 남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여전히 학업에 전념하고픈 대학생, 사업을 일구고자 하는 서민들 그리고 전세 세입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통화정책이나 외환정책 역시 끊임없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보다 더 강도 높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온 것이나 과도한 고환율 정책에의 의존이 그것이다. 덕분에 서민가계는 커져버릴 대로 커져버린 가계부채와 올라갈 대로 올라가버린 고물가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금융인이라면 반성문을 써야한다. 금융을 논하는 자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금융인으로서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신사업의 아이디어와 공공성을 치열하게 따져야 하며 탈법과 불법 그리고 부실에는 얼음장 같은 냉소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금융인의 진면목이고 그것이 바로 선진금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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