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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ECB 총재의 '혹독한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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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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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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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느닷없는 '국민투표' 추진으로 마리오 드라기 신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이탈리아 출신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는 지난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모국(母國)인 이탈리아로부터도 성원은 없었다. 오히려 이탈리아의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부담만 잔뜩 안겨주었다.

더욱이 ECB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시작한 지난 8월 후 두 번째로 많은 국채를 사들였지만,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더욱 상승해,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유럽 금융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31일 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가혹한 긴축을 전제로 한 `2차 구제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1일 장중 한 때 6.33%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금리간 스프레드는 무려 450bp까지 벌어졌다. 유로존 출범 이후 사상 최대폭이다.

특히 450bp는 통상 채권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담보로 이용할 때 추가 증거금을 지불하기 시작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유로존의 다른 위기국가 스페인보다도 70bp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국채의 스프레드는 불과 며칠 전 40bp 수준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의 시장 개입에도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되레 상승함에 따라 트레이더들이 이를 드라기의 '불길한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재정위기에 맞서 전면에 나섰던 ECB가 한 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ECB를 통한 EFSF의 '레버리지' 주장을 철회한 것도 독일의 압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 출신인 드라기 총재는 ECB가 물가안정 이외에도 국채매입 등과 같은 시장 안정책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드라기는 지난주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로써의 마지막 연설에서 금융·통화시장의 안정을 위해 '비전통적 방법'도 강구할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다른 컨퍼런스에서는 재정위기국의 조달비용(국채수익률) 상승을 막기 위한 ECB의 시장개입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은 ECB가 유로존의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독일은 ECB 부실화로 인한 독일의 피해를 우려한다. 독일은 ECB의 최대 출자국이다. 이미 전 독일 중앙은행 총재 악셀 베버 전 ECB 집행이사와 위르겐 스타크 전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ECB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항의해 ECB를 사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ECB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둘러싼 이견이 큰 상황에서, 최근 이탈리아 국채 금리 상승이 보여주듯이 ECB의 국채 매입 약발마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래저래 드라기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닉슨 소시에떼제너럴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이탈리아 채권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압력이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고 전했다.

드라기 신임 총재는 오는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ECB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한다. 시장에서는 드라기가 ECB의 현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 실질적인 정책 기조를 변경하기 보다는 좀 더 사태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갑작스런 '국민투표' 추진으로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국채 매입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가 지난 주 7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달 회의에서는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12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관건이다. ECB의 금리 동결을 예상한 젠스 손더가드 노무라 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국민투표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ECB가 이번에 금리를 25bp 인하 할 가능성이 3분의 1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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