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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러 가스관 사업, 몸단 '러'-신중한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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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진상현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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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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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9월 MOU 내용 공개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 한국은 실무 협상 앞두고 신중

북한을 관통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실무 협상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에 돌입했다.

좋은 가격에 가스를 판매해야 하는 러시아가 지난 9월 양국 가스공사 간에 맺은 양해각서 내용을 공개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반면, 우리 정부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상업적 조건에 대한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인 만큼 신중한 입장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일(이하 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가스관 사업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의 니콜라이 두빅 법무실 실장은 지난 1일 현지에서 개최된 '한러 대화(KRD)' 포럼에서 가즈프롬과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서명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 로드맵(일정표) 내용을 소개했다.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알렉세이 밀레르 스프롬 사장은 지난 9월 15일 모스크바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한 실무회의를 갖고 로드맵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두빅 실장은 로드맵이 오는 2013년 9월부터 가스관 건설에 착수해 2016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2017년 1월부터 가스 공급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 한러 양국이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가스공급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드맵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선 러시아와 달리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MOU나 한러 대화포럼에서의 설명 내용은 가즈프롬의 희망이나 진행상황 등에 대한 설명"이라며 "상업적 제반 여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향후 진전이 있을 수 있지만 9월부터 지금까지 한발짝도 협의가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러시아는 상업적 가격이나 건설 조건 등에 대해 아직 아무런 제안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MOU도 법적 구속력 등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양국의 온도차는 실무 협상을 앞두고 협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스를 팔아야 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최대한 협상 분위기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고 좋은 가격에 도입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협상에 임하되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극동 시베리아 지역에 가스전이 집중돼 있지만 지리적으로 판매처가 중국, 한국, 일본 등에 국한돼 있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의 가스 판매 협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최대한 시베리아 가스의 상품 가치를 높여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9월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때 가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당장 (진행)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 남북관계와 핵 문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경제적 측면을 1차적으로 따지겠지만 안보적 측면도 다음 단계에서 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1일 이번 순방을 앞두고 프랑스 언론 르 피가로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가스관 논의는 신속히 진행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부터 협의를 해 가야 하는 입장에서 러시아쪽 전략에 말려들어갈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로서는 좋은 가격에 성공적으로 들여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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