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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市長의 외국기업 유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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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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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월드 뉴스/홍찬선 특파원의 차이나 리포트<11>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비행기로 2시간도 채 안 걸린다. 1년에 왕래하는 사람이 600만명을 넘고, 교역량도 2000억달러를 초과했다. 5000년 역사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1948년부터 1992년까지 국교가 단절돼 있던 44년 동안, 매우 멀어졌다. 아직도 생각과 체제에서는 좁혀야 할 게 많다. 차이나 리프트는 홍찬선 머니투데이 베이징 특파원이 2주에 한번씩, 먼 중국을 가깝게, 가까운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2011년 11월25일 밤 10시경, 중국 중원(中原)이라 불리는 허난(河南)성의 정저우(鄭州)시 중심가에 위치한 소피텔호텔 로비는 갑자기 부산해졌다. 허난성 서북쪽에 있는 지원(濟源)시의 허슝(何雄)시장과 박근태 중국한국상회 회장을 비롯한 20여명의 한국 기업 CEO(최고경영자)의 ‘깜짝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허슝 지원시장.
허슝 지원시장.
허 지원시장은 “한국 기업 CEO를 만나기 위해 무려 2시간 이상이나 기다렸다”며 활짝 웃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 고사(古事)의 고향인 지원 시장(市長)이 사전 약속도 하지 않고 만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할 상태에서 무작정 2시간 동안이나 한국 CEO들을 기다린 사연은 이렇다.

당일 오후, 정저우시 국제회의센터에서는 주중한국대사관과 허난성이 공동으로 ‘한중우호주간’ 행사를 4일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허난성 정부는 관할하고 있는 시와 현 등 지방정부에 대해 한중우호주간에 각 지방정부의 외국기업 유치 정책을 설명하도록 유도했다. 지원시도 국제회의센터 1층에 부스를 만들어 26일 오전부터 한국 기업에게 설명할 예정이었다.

허 시장은 그러나 “부스에서 설명하는 것보다 CEO를 직접 만나 투자를 권유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날 약속도 안돼 있는 상태에서 한국 CEO들의 숙소인 소피텔호텔 로비에서 무작정 기다렸다. 궈겅마오(郭庚茂) 허난성장 주최로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대표단 공식만찬이 있으니, 만찬이 끝날 때를 맞춰 호텔에서 기다리면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하지만 대표단은 공식만찬이 끝난 뒤 허난예술센터에서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단의 ‘한국전통문화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은 1시간30분여 동안 계속됐고, 공연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숙소인 소피텔호텔로 돌아와 2시간 넘게 애타게 기다린 허 시장을 만나게 됐다.



허 시장은 중국공산당 청년단(공청단)의 허난성 서기를 거쳐 지원시장으로 부임한 젊은 리더그룹에 속한다. 1969년 3월에 태어났으니 올해 43세, 중국에서 최연소 시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게 잘 나가는 허 시장이 △지원시를 소개하고 외국기업투자에 대한 우대 정책 등을 알리는 책자와 선물(지원시에서 생산되는 차(茶)와 건강식품)을 갖고 △2시간 넘게 한국 CEO를 기다렸다.

박근태 중국한국상회 회장(CJ차이나 대표)은 “전도유망한 젊은 시장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이날 함께 허 시장을 만난 한국 기업 20여명은 당장 지원시에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중국에 투자를 결정할 때 상당히 많이 지원시를 고려할 것”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루궈시앤 자오쭈어시 당서기.
루궈시앤 자오쭈어시 당서기.
젊은 시장의 외국기업 유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원시 옆에 있는 허난성 자오쭈어(焦作)시의 루궈시앤(魯國賢, 57) 당서기는 허슝 시장이 보고 배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헌신적이다. 루 서기는 자우쭈어시 시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초, 한국의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주)코림을 직접 방문해 자오쭈어시에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루 시장은 자오쭈어시에 있는 기업, (주)주어린(卓林) 창업자인 장티에레이(張鐵雷) 회장이 두 번이나 코림을 찾아가 투자를 요청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자 직접 코림을 방문해 “코림이 투자할 경우 자금과 세금 등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다”며 자필 서명한 메모를 전달했다.

당초 코림의 박원우 창업자 겸 회장은 자오쭈어시는 물론 중국에 투자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장 회장의 삼고초려(三顧草廬)와 루 시장의 열정에 고집을 꺾었다. 주어린이 9000만위안(153억원, 지분율 60%)을 내고 코림이 현금 3000만위안 및 기술평가액 3000만위안 등 6000만위안(102억원, 지분율 40%)를 투자해 자본금 1억5000만위안(255억원)으로 (주)주어린디지털재료 설립했다.

합작회사 설립 후에 루 시장의 자오쭈어시는 무려 1억8000만위안(306억원)에 달하는, 코림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자금을 거의 무상에 가까울 정도로 지원함으로써 ‘약속’을 지켰다. 이 덕분으로 (주)주어린디지털재료는 현재 바코드 필름 부문에서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14%를 차지하고, 2단계 공장이 가동이 들어가는 내년 3월부터는 40%로 높아지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했다.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금 및 시장이 서로 윈-윈하는 합작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만 있었으면 불가능했을 텐데 중국에 투자함으로써 회사를 10배 이상 키울 수 있었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루 서기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0년 2월, 면적 180㎢, 인구 27만명 규모의 ‘개발신구’를 조성하면서 외국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인구가 50만명으로 늘어나 자오쭈어시 총생산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구 안에는 20만평 규모의 ‘한국공업단지’를 만들어 ‘이화여대 나노화학연구소’를 비롯한 하이테크 화장품과 제약 및 폴리에스터 필름 등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시장이 적극적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경제발전을 추진하면서 주민생활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지원시의 지난해 1인당 GDP는 7000달러로 중국 전체 평균(4300달러)보다 2.8배나 높다. 자오쭈어시도 3만145위안(약4700달러로) 평균을 웃돌고 있다.

자오쭈어시와 지원시가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것과 달리 정저우를 찾은 주중한국대사관과 한국 기업들은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26일 오전 9시45분부터 국제회의센터 1층에 문을 연 ‘허난성 18개 시(市) 상담 부스’는 썰렁했다. 각 시정부에서는 상무 부시장을 비롯, 투자유치 관련 공무원 5~6명이 나와 한국기업을 기다렸다. 하지만 오는 10시부터 열린 ‘이규형 대사-궈겅마오 허난성장 공동기자회견’ 등에만 사람이 몰리고 상담부스는 거의 찾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낸 이 대사가 상담 부스를 찾았을 때도 상담이 이뤄지는 곳은 그다지 없었다.

외국기업을 한 곳이라도 더 붙잡으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력하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뒤 미국마저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발전도상국일 뿐”이라며 몸을 잔뜩 낮추고 있는 중국 지도자들. 중국 중원인 정저우시와 자오쭈어시 등에서 본 중국의 몸부림에 소름이 끼친 것은 지나친 감상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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