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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값 '인상에서 보류까지'..3일간의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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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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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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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가격인상 발표 3일만이자 실제 가격인상을 적용하기로 한 11일 아침에 갑작스럽게 인상을 보류했다. 가격인상을 발표할 때만큼이나 보류도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결정에는 "물가안정이라는 정부 시책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짧은 보도자료 이상 의미가 담겨있다.

오비맥주는 당초 두 자릿수 비율 이상 원가 인상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비용 압박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격인상 발표 후 3일 동안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견디기 힘들었다는 비용 압박을 다시 감내하기로 한 것이지 석연치 않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난 10일 오비맥주 주요 임원진과 국세청 관계자의 만남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양측 관계자들은 토요일인데도 불구,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이번 가격인상을 놓고 다양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연말 인상, 물가불안 자극할 수 있다" 물러서

사실 이 협의는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월부터 맥주 가격을 9.6%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맥주 제조면허는 물론 맥주 가격의 50%에 달하는 주세 행정을 총괄하는 국세청은 가격인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서민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무슨 가격인상이냐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오비맥주와 국세청이 가격인상을 놓고 얼마나 밀도 있는 협의를 벌였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원가부담으로 가격인상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고, 국세청도 맥주 가격을 올릴 경우 더욱 불안해질 장바구니 물가를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할 뿐이다.

급기야 오비맥주는 국세청의 암묵적 동의를 기다리지 않은 채 지난 8일 전격적으로 7.48%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인상폭을 7.48%로 당초 계획보다 낮게 가져간 것은 '최소한의 인상'으로 우리도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비맥주의 일방적인 가격인상 발표에 국세청은 더욱 난감해졌다. 국세청은 오비맥주 가격인상 발표 직후 "오비맥주의 가격인상에 대해 12월 들어 어떤 논의를 한 적도 없었고 국세청이 허용한 적도 없다"며 거리를 뒀다. 한마디로 국세청도 모르게 오비맥주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사실을 강하게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오비맥주의 최대주주는 시세차익이 목적인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라비츠 로버츠(KKR)로 이번 가격인상이 지나치게 이익 극대화에만 쏠려 있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오비맥주가 국내 맥주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유일한 경쟁사인 하이트맥주와 달리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인상까지 단행하려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세청, "인상에는 공감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설득

급기야 국세청도 국세청대로 움직였다. 국세청이 지난달로 끊었다던 오비맥주와 대화를 재개했다. 급기야 지난 10일 오비맥주 주요 임원진과 국세청 관계자들이 만나 오비맥주가 왜 가격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지 상당부분 의견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국세청은 연말연시는 물가 불안이 더욱 가중되는 때로 가격 인상 시점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오비맥주는 이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비맥주의 가격인상 계획은 철회가 아닌 보류로 연말연시 어수선한 시점을 피해 내년 이후로 연기된 것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세청에 두 자릿수 비율 이상 원가 인상 요인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자료까지 제시하며 설명했다"며 "이번 인상 계획은 보류하지만 내년 1분기 말께는 가격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바보인가, 양측만 실리 챙긴 촌극

맥주 가격을 둘러싼 3일간의 촌극은 오비맥주와 국세청 모두에게 명분과 실리를 준 '윈-윈' 게임이었다. 오비맥주는 가격인상 시점만 연기된 것일 뿐 인상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정부 측 입장을 듣게 됐고, 국세청도 민감한 때에 업체에서 올리기로 한 맥주 값을 스스로 내리며 물가 안정에 기여하게 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8일 가격인상 발표 전에 양측이 서로 한발씩만 양보하며 충분히 협의를 거쳤다면 소비자들은 "맥주 값이 정말 오르는 건가요, 오르지 않는 건가요"라며 혼란스러워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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