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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자살중학생 母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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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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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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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뉴스 캡처)
(출처=MBC뉴스 캡처)
대구 B중학교 A(14)군이 같은 반 친구 2명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지난20일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를 보고서야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알았다는 A군의 어머니 임모(47)씨는 "아이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나는 무엇을 했나 싶다"며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남자 중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임씨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아이가 죽기 바로 전날 친구들(가해학생2명)이 집에 왔다간 것 때문에 심하게 꾸중을 했다"며 "내가 꾸중이라도 안 했으면 어쩌면 살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가 이렇게 된 뒤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가해학생들의 진실된 반성'을 원한다는 임씨는 "그 아이들의 장난으로 한 아이의 가정과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 잘못을 서로 떠넘기지 말고 솔직하게 시인·반성 했으면 한다"며 "죄만큼 벌을 받고 우리 아이 몫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가 4장의 유서에 폭행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길 원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렇게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있다면 빨리 구제되어 이런 일이 이제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하늘나라로 떠난 A군에게 "아가야, 그렇게 아픈지도 모르고 지켜주지 못해서 엄마가 미안해, 너를 못 지켜줘서 엄마 가슴이 너무 미어져. 그렇지만 하늘나라 가서 안 아프고 안 무섭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엄마 너를 위해서 기도할게. 나중에 우리 가족들 다 만나서 다시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아가야"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임씨에 따르면 A군의 문자메시지를 복원한 결과 A군은 가해학생들로부터 300여통의 협박 문자를 받았으며 문자는 "50분 맞을래 숙제 15장 할래" "다른 답할 때마다 5분씩 맞는다, 답장 안 하면 너희 집 가서 깨운다" 등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숨진 A군의 유서 전문

제가 그동안 말을 못했지만, 매일 라면이 없어지고, 먹을 게 없어지고, 갖가지가 없어진 이유가 있어요. 제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하고 ○○○이라는 애들이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절 괴롭혔어요. 매일 라면을 먹거나 가져가고 쌀국수나, 용가리, 만두, 스프, 과자, 커피, 견과류, 치즈 같은 걸 매일 먹거나 가져갔어요.

3월 중순에 ○○○라는 애가 같이 게임을 키우자고 했는데 협박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매일 컴퓨터를 많이 하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 게임에 쓴다고 제 통장의 돈까지 가져갔고, 매일 돈을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 등수는 떨어지고, 2학기 때쯤 제가 일하면서 돈을 벌었어요. (그 친구들이) 계속 돈을 달라고 해서 엄마한테 매일 돈을 달라고 했어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담배도 피우게 하고 오만 심부름과 숙제를 시키고, 빡지까지 써줬어요. 게다가 매일 우리 집에 와서 때리고 나중에는 ○○○이라는 애하고 같이 저를 괴롭혔어요.

키우라는 양은 더 늘고, 때리는 양도 늘고, 수업시간에는 공부하지 말고, 시험문제 다 찍고, 돈벌라 하고, 물로 고문하고, 모욕을 하고, 단소로 때리고, 우리가족을 욕하고, 문제집을 공부 못하도록 다 가져가고, 학교에서도 몰래 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키는 등 그런 짓을 했어요.

12월에 들어서 자살하자고 몇 번이나 결심을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 저를 막았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저도 정말 미치겠어요. 또 밀레 옷을 사라고 해서 자기가 가져가고, 매일 나는 그 녀석들 때문에 엄마한테 돈 달라하고, 화내고, 매일 게임하고, 공부 안하고, 말도 안 듣고 뭘 사달라는 등 계속 불효만 했어요. 전 너무 무서웠고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하지만 내가 사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족이었기에 쉽게 죽지는 못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몸은 성치 않아서 매일 피곤했고, 상처도 잘 낫지 않고, 병도 잘 낫지 않았어요. 또 요즘 들어 엄마한테 전화해서 언제 오냐는 전화를 했을 거예요. 그 녀석들이 저한테 시켜서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은 다음 오시기 전에 나갔어요.

저, 진짜 죄송해요. 물론 이 방법이 가장 불효이기도 하지만 제가 이대로 계속 살아있으면 오히려 살면서 더 불효를 끼칠 것 같아요. 남한테 말하려고 했지만 협박을 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쯤에 ○○○이나 ○○○이란 애들이 자세하게 설명해줄 거예요.

오늘은 12월 19일, 그 녀석들은 저에게 라디오를 들게 해서 무릎을 꿇리고 벌을 세웠어요. 그리고 5시 20분쯤 그 녀석들은 저를 피아노 의자에 엎드려놓고 손을 봉쇄한 다음 무차별적으로 저를 구타했어요. 또 제 몸에 칼등을 새기려고 했을 때 실패하자 제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 했어요. 그리고 할머니 칠순잔치 사진을 보고 우리 가족들을 욕했어요. 저는 참아보려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걔들이 나가고 난 뒤, 저는 제 자신이 비통했어요. 사실 알고 보면 매일 화내시지만 마음씨 착한 우리아빠, 나에게 베푸는 건 아낌도 없는 우리엄마, 나에게 잘 대해주는 우리 형을 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제가 일찍 철들지만 않았어도 저는 아마 여기 없었을 거에요. 매일 장난기 심하게 하고 철이 안든 척 했지만, 속으로는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사랑했어요. 아마 제가하는 일은 엄청 큰 불효인지도 몰라요. 집에 먹을 게 없어졌거나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혼내실 때, 부모님을 원망하기보단 그 녀석들에게 당하고 살며 효도도 한번도 안한 제가 너무 얄밉고 원망스러웠어요. 제 이야기는 다 끝이 났네요. 그리고 마지막 부탁인데, 그 녀석들은 저희 집 도어키 번호를 알고 있어요. 우리 집 도어키 번호 좀 바꿔주세요. 저는 먼저 가서 100년이든 1000년이든 저희 가족을 기다릴게요.

12월 19일 전 엄마한테 무지하게 혼났어요. 저로서는 억울했지만 엄마를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 녀석들은 그날 짜증난다며 제 영어자습서를 찢고 3학년 때 수업하지 말라고 ○○○은 한문, ○○○는 수학책을 가져갔어요. 그리고 그날 제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 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 하였고, 5시 20분쯤부터는 아까 한 이야기와 똑같아요.

저는 정말 엄마한테 죄송해서 자살도 하지 않았어요. 어제(12월 19일) 혼날 때의 엄마의 모습은 절 혼내고 계셨지만 속으로는 저를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부모님한테나 선생님, 경찰 등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걔들의 보복이 너무 두려웠어요. 대부분의 학교친구들은 저에게 잘 대해줬어요. 예를 들면 ○○○, ○○○, ○○○, ○○○, ○○○, ○○○, ○○○, ○○○, ○○○, ○○○, ○○○, ○○○, ○○○, ○○○, ○○○, ○○○ 등 솔직히 거의 모두가 저에게 잘해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저는 매일매일 가족들 몰래 제 몸의 수많은 멍들을 보면서 한탄했어요.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그리고 항상 나에게 잘 대해주던 내 친구들, 고마워.
또 학교에서 잘하는 게 없던 저를 잘 격려해주시는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저희 집 도어키 번호를 바꿔주세요. 걔들이 알고 있어서 또 문 열고 저희 집에 들어올지도 몰라요.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아빠 매일 공부 안 하고 화만 내는 제가 걱정되셨죠? 죄송해요.
엄마 친구 데려온답시고 먹을 걸 먹게 해준 제가 바보스러웠죠? 죄송해요.
형. 매일 내가 얄밉게 굴고 짜증나게 했지? 미안해

하지만, 내가 그런 이유는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앞에서 밝혔으니 전 이제 여한이 없어요. 저는 원래 제가 진실을 말해서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만 제가 진실을 말해서 억울함과 우리가족 간의 오해와 다툼이 없어진 대신, 제 인생 아니 제 모든 것들을 포기했네요. 더 이상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저는 오히려 그간의 오해가 다 풀려서 후련하기도 해요. 우리가족들, 제가 이제 앞으로 없어도 제 걱정 없이 앞으로 잘 살아가기를 빌게요.

저의 가족들이 행복하다면 저도 분명 행복할 거예요.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언젠가 우리는 한 곳에서 다시 만날 거예요. 아마도 저는 좋은 곳은 못갈 거 같지만 우리가족들은 꼭 좋은 곳을 갔으면 좋겠네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우리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 올림-

P.S.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 못 전했지만 지금 전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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