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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보다 저커버그,뉴욕 벤처창업 변화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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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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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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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업가정신 현장을 가다] <5>뉴욕의 벤처창업 열기

지난 11월11일 뉴욕대에서 열린 ‘기업가정신 페스티벌’에 뉴욕대 창업프로그램 운영자 데이비드 티쉬(왼쪽부터), 앤드류 몬탈렌티 팔스.리 창업자, 제이 바타차리아 집마크 창업자, 브리타니 래플린 지트롯 창업자, 제이슨 핑거 심리즈웹 창업자가 패널로 나와 600여명 참석자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현수기자
지난 11월11일 뉴욕대에서 열린 ‘기업가정신 페스티벌’에 뉴욕대 창업프로그램 운영자 데이비드 티쉬(왼쪽부터), 앤드류 몬탈렌티 팔스.리 창업자, 제이 바타차리아 집마크 창업자, 브리타니 래플린 지트롯 창업자, 제이슨 핑거 심리즈웹 창업자가 패널로 나와 600여명 참석자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현수기자
지난 11월11일 뉴욕 맨해튼의 뉴욕대 강당에서 열린 ‘기업가정신 페스티벌’. 600여명의 젊은 청중들은 금융회사와 로펌을 관두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벤처창업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금융이 뉴욕의 모든 인재들을 빨아들이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대기업을 버리세요. 창업에서 행복을 찾으세요.”

뉴욕이 바뀌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월가에 회의를 느낀 사람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배우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금융위기가 가져다 준 벤처창업 열기
이날 페스티벌 패널로 참석한, 여행전문사이트 지트롯(Gtrot)의 브리타니 래플린 창업자는 자신이 다니던 금융회사(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얼마나 매력이 없었는지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매년 회사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를 뽑는 행사가 열렸는데, 끝나면 곧바로 자리로 돌아가 스프레드시트를 들여다봐야 했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뉴욕의 거대 금융회사를 다니다 벤처창업에 뛰어든 다른 패널들도 “회사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그저 시키는 일만 했다. 회사를 나온 후에야 그것이 얼마나 소모적인 일인지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퀘어, 프로퍼클로스, 핫포테이토 등 뉴욕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이 창업됐던 시기도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고객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헌치(Hunch)’의 크리스 딕슨 대표는 “금융위기 이후 뉴욕의 인재들이 금융회사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핫포테이토를 창업해 페이스북에 매각한 사딕 로저 킹은 “월가의 실패가 오히려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었다”며 “금융위기로 모두가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창업했다 망해도 ‘내가 이런 걸 배웠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대에서 매주 열리는 '기업가정신 강연시리즈'에는 매회 5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린다. 사진은 지난 11월10일 스타트업 전문가 스티브 블랭크씨가 스타트업의 생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현수기자 <br />
뉴욕대에서 매주 열리는 '기업가정신 강연시리즈'에는 매회 5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린다. 사진은 지난 11월10일 스타트업 전문가 스티브 블랭크씨가 스타트업의 생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현수기자
◇ 실리콘밸리를 배우자
뉴욕의 많은 젊은 창업가들은 미국 자본주의의 축이 실리콘밸리로 기울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주의의 파산을 목격한 이들은 동시에 서부에서 애플,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스타들이 나오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뉴욕의 대표적 벤처투자회사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프레드윌슨 대표는 “수백 명의 뉴욕 청년들과 엔지니어들이 실리콘밸리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제는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에 취직하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회사 트라이베카벤처스의 브라이언 힐치 대표도 “마이클 조던이 나왔을 때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붐을 이룬 것처럼, 실리콘밸리 청년사업가들의 성공스토리가 뉴욕의 젊은이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의 청년창업가들은 ‘단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정신에 대해서도 열광하고 있다. 스탠포드에서 10년여 간 강의를 해온 스타트업 전문가 스티브 블랭크씨는 뉴욕대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멋진 사무실에서 일하고, 끝나면 친구들과 만나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하루 일과를 얘기하는 삶은 잊어버려라. 시작하면 최소 2~3년을 밤이고 낮이고 낡은 사무실에 처박혀 일만 해야 하는 게 바로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한 뉴욕대 학생은 “뉴욕도 이제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스타트업의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버핏보다 저커버그,뉴욕 벤처창업 변화의 몸부림
◇ 스타트업 공동사무실, 각종 창업이벤트 잇따라
창업열기가 확산되면서 뉴욕에는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동시에 입주한 공간들도 생겨나고 있다. 맨해튼 소호 인근에 위치한 코워킹(co-working) 사무실 ‘도그패치랩스’는 사무실보다는 카페에 가까웠다. 군데군데 걸려있는 대형 그림 아래에서 20여개의 팀들이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고 있었다. 온라인 셔츠 제작업체인 프로퍼클로스의 창업자 세프 스케리튼은 “이곳에 있는 스타트업의 90%가 뉴욕의 엔젤펀드로부터 적게는 30만달러, 많게는 100만달러까지 투자를 받고 창업했다”며 “2008년까지만 해도 엔젤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활발하게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맨해튼 플랜아이언 지구에 위치한 다른 코워킹 사무실 ‘제너럴 어셈블리’에도 30개 정도의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었다. 한 달에 600달러만 내면 공간 내 시설을 마음껏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력 요청을 할 수도 있다. 사딕 로저 킹은 “같이 입주해있는 기업들에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투자자를 만나기도 쉽다”고 말했다.

각종 벤처관련 이벤트도 많아지고 있다. 한 달 간격으로 열리는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뉴욕테크밋업’은 2004년에만 해도 10여명이 자신의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자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매회 1000여 명이 몰리는 대규모 행사로 성장했다. 스캇 하이퍼만 밋업 창업자는 “뉴욕의 심장은 더 이상 월가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시도 창업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미래의 흐름은 소프트웨어”라며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세계의 우수한 이공계 대학 유치에 나섰다. 맨해튼 인근 부지를 99년 동안 무상으로 지원해준다는 제안에 아이비리그의 코넬대, 우리나라 KAIST, 이스라엘의 테크니온 공과대 등이 뉴욕 분교 설립을 신청한 상태이다. 뉴욕에서 운동관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한 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투자회사 클라이너 퍼킨스에게 투자를 받은 정세주 워크스마트랩 대표는 “창업아이디어가 좋고 맨해튼 거주를 증명하면 시에서 10만달러 정도지원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몰리면서 동부의 실력 있는 예비창업가들이 실리콘밸리로 가기보다 이곳에서 창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현수기자 hyde@


포스퀘어 창업자, 데니스 크라울리가 말하는 창업 스토리

데니스 크라울리 포스퀘어 창업자
데니스 크라울리 포스퀘어 창업자
전세계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위치기반 정보서비스 포스퀘어(Foursquare). 창업을 꿈꾸는 뉴욕의 젊은이들에게 포스퀘어는 자부심이자 롤모델이다. 사람들은 포스퀘어를 통해 카페나 공연장 등 자신이 있는 장소를 공개하고 소통할 수 있다. 2008년 서비스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10억 건 이상의 체크인(장소 공개)이 이루어졌다.

데니스 크라울리 포스퀘어 대표가 뉴욕대 기업가정신 페스티벌에서 강연자로 나서자 500개의 좌석도 모자라 수백 명의 청년들이 바닥에 앉아 그의 강연을 경청했다. 그는 이날 “대학시절 내내 컴퓨터 수업이라곤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창업스토리를 들려주었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과 예비 창업자들은 한 개의 팁이라도 더 얻어가려는 듯 받아 적고 녹음하고 사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포스퀘어는 혜성처럼 등장한 것 같지만 실은 10여년 이상 다듬어온 사업모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시라큐스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그의 첫 직장은 리서치회사인 주피터. 그는 “1990년대 중반 당시 회사가 맨해튼 남쪽에 있었는데 좋은 식당과 술집을 알려주는 웹 서비스가 형편 없었다”며 “그때 내가 있는 장소에 대한 리뷰를 쓸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올린 장소 정보도 알 수 있는 마법사같은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0년 그는 직접 창업을 하기로 하고 도시안내 사이트인 ‘닷지볼 닷컴’을 창업했다. 하지만 곧이어 닷컴버블이 붕괴하고 9?11테러가 터지면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는 “일거리가 없어 뉴햄프셔로 이사해 스노보드 강사로 9개월간 일했다”며 “부모님이 ‘평생 스노보드만 탈 거냐’고 걱정했을 때 ‘나도 모르겠다’고 웃어넘겼지만, 마음이 답답했다”고 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일이 없으니 공부를 더 해보자고 판단한 것, 그는 뉴욕대에서 인터렉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ITP)을 수강했다. ITP는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게임디자인 등 새로운 기술을 다루는 석사과정이다. 그는 “그때 실력도 없이 혼자 포스퀘어를 만들었는데 주변 MIT공대를 나온 친구들이 ‘정말 엉망’이라고 웃으면서도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일해보고 싶은 회사가 없었고, 열정과 영감을 주는 회사가 없었던 게 창업을 결심하게 한 이유”라며 “하지만 창업했다고 무조건 앙트러프러너(기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심지어 구글도 당장 1년 뒤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고, 포스퀘어도 그런 스타트업 중 하나”라며 “중요한 것은 무엇을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해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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