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내 분규 갈수록 갈등심화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카이스트(KAIST) 학내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30일 KAIST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학생과 교수들의 잇단 자살로 촉발된학내 위기상황을 수습키 위해 '대학평의회 구성' 을 비롯해 '징벌적 등록금 폐지' 등 26개 사항을 이사회 의결 등을 통해 합의하며 당시 학내 사태를 마무리 짓는 듯 했다.

하지만 교수들은 이후 서 총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것.

교수협은 이른바 서신 정치를 통해 학교 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9월26일부터 최근까지 3달간 학교측 문제를 지적하는 16건의 서신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 발표하며 공세를 펼쳐 오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 자살사태 수습차원에서 구성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과 의결사항 처리에서부터 시작된 서신공세는 학교측의 채무상환계획 등 정책사항, 대학평의회 구성, 이사 선임절차 개선 등 다양한 사안으로까지 주제를 확대해 서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서 총장은 이 기간 동안 1주일에 한 번꼴로 퇴진요구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교수협이 K모 조교수 임용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해 학교측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조교수 임용과정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A모 학과장은 교협에게 "학과의 명예까지 크게 실추시켰다" 며 공개사과 까지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학교측도 그동안 이뤄진 교수협의 서신 공세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강력대응태세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KAIST 관계자는 "교협의 이 같은 서신공세는 스스로 혼란을 일으켜 학교를 볼모로 총장 리더십을 흠집 내려는 고도의 구성원 분열책"이라며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와 교육에 몰두해야 할 교수들이 학교발전에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여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고 비난했다.

이 같은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김 모(43. 대전시 서구)씨는 "이 학교 교수협의회와 서남표 총장 간 내부갈등으로 번진 내홍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며 "이젠 갈등을 접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