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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로잡은 '대책반장' 유럽위기 영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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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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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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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훈장 수여.. 라가르드 총재도 극찬한 페르난데스 佛재무부 국장

지난해 8월 5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트리플A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하자 대서양 건너 프랑스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국 다음에는 프랑스라는 인식이 불거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바루앵 재무장관은 주말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TV에도 출연해 미국 등급강등의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휴가를 떠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8월 9일 파리로 돌아와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했다.

▲라몬 페르난데스 프랑스 재무부 국장.
▲라몬 페르난데스 프랑스 재무부 국장.
프랑스 안팎의 시선이 대통령과 장관에게 집중됐지만 이들을 움직인 사람은 따로 있었다. 최고권력자 대통령의 휴가도 일시 중단시키고 파리로 불러 들일만큼 영향력이 막강한 이 사람은 놀랍게도 국장급 관료였다.

주인공은 라몬 페르난데스 프랑스 재무부 국장. 그는 유로존 위기 대응을 주도하고 정부 부처간 이견과 국가간 입장차까지 조율하는 '대책반장'으로, 사실상 막후 실력자이다. 하지만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며 스스로를 낮춘다는 평가다.

프랑스 언론은 최근 44세의 젊은 관료인 그를 '트리플A의 수호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 구제금융, 유럽 구제기금 창설뿐 아니라 유로존을 더 단단하게 만들자는 최근 논의에도 간여하며 독일에 비해 열세였던 프랑스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사실 유로존 회원국의 엄격한 재정 관리와 유럽중앙은행(ECB) 역할 제한을 고수하는 독일 입장에선 유로본드 발행을 요구한 바 있는 프랑스의 태도가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은 프랑스를 무시하지 못하고 위기대책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페르난데스 국장의 유연한 협상력이 돋보였다.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잇따른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는 각각 강경파로 알려진 프랑스 엘리제궁의 자비에 무스카 행정실장과 독일 재무부의 요르그 아스무센 재무차관의 입장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게다가 그는 미 재무부와도 이메일을 수시로 주고받으며 대서양 양안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옮기기 전 페르난데스의 상관이던 크리스틴 라가르드(전 프랑스 재무장관) IMF 총재는 그를 가리켜 "딱 맞는 자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명석하고 경험 많고 훌륭한 중재자, 또 주요 정치인들의 자문 네트워크에 핵심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페르난데스 국장을 집중 조명하면서 사르코지가 유럽위기 와중에도 재선 도전을 밀어붙이는 배경 중 하나가 페르난데스 국장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극히 지루한 경제이슈를 누구보다 잘 설명하는 페르난데스 국장 덕에 프랑스가 주최한 2011 주요20국(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측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그 때문인지 사르코지는 지난해 12월 페르난데스 국장을 "프랑스의 미래를 경영할 기둥"이라고 평가하며 그에게 레종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2011년 2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오른쪽)과 대화하는 라몬 페르난데스 국장.
▲2011년 2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오른쪽)과 대화하는 라몬 페르난데스 국장.
그만하면 스스로를 내세울 법한데 페르난데스 국장은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있다. 지난달 3대 신평사가 일제히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제기하자 프랑스 정부는 대대적으로 반론을 폈다. 특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가 EU 정상회의에서 재정협약을 반대한 데 대해 바루앵 장관뿐 아니라 많은 프랑스 고위인사들이 영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국장은 여기서도 한 발 물러서 있었다.

그는 NYT 인터뷰에서 자신이 단지 프랑스 정부에서 봉사하는 '일꾼'일 뿐이라며 과도한 찬사를 피했다. 또 프랑스 신용등급에 대해 자국을 포함한 유로존 국가들이 필요한 일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다만 유럽이 위기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물이 반이나 비었다'는 비관론보다는 '물이 반이나 찼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관찰자들이 글로벌한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지면서 마치 점묘화처럼 점 하나는 유로의 구조, 다른 점은 유럽구제기금, 또다른 점은 유럽은행의 재자본화 같은 식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매일매일 글로벌 그림이 그려지고 있으므로 한 발 물러서서 모든 사실을 한꺼번에 보는 것이 오늘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소설가와 학자 부모를 둔 그가 현 상황을 예술적 메타포로 설명했다"고 평했다.

그는 유로존 붕괴나 EU 해체설에 대해 "유럽은 지금 이 순간을 포함해 많은 어려움을 헤쳐왔다"며 "모든 (EU) 국가는 유로 프로젝트(유럽통합주의)를 지키려는 정치적 의지가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오는 어떤 장애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은 더 강해지고 유로화 사용국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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