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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로 왜이래?" 30년 운전경력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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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 황보람 남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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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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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부순환로, 2달사이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서 추락사고만 3건

서울 북부의 동서 축을 잇는 내부순환도로가 '공포의 도로'가 되고 있다. 19일 새벽 홍은램프에서 차량 추락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도 2건의 차량 추락이 이어져 2달 사이에 3건의 추락사고가 터졌다.

일각에서는 1990년 착공해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개통한 내부순환로가 당초 도로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운전자도, 동승자도 '공포'…홍제 내부순환도로 가보니
좁았다. 서울 구기동 방면에서 홍제동 내부순환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능숙한 운전자라도 한 손으로 운전하는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운전석의 택시기사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핸들을 왼쪽 끝까지 꺾었다. 몸이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홍제천 모양을 따라 만들어진 도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굽어졌다. 공포심에 눈이 감겼다. 기사에게 '제발 천천히 운전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진입로에 들어선 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도로의 폭이 급격히 좁아졌다. 4차선도로가 갑자기 3차선으로 바뀌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내비게이션만 믿고 갓길로 움직였다가는 낭떠러지로 직행하는 결과가 생길 것 같았다.

19일 오전 2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내부순환로 성산대교 방면에서 홍은램프 쪽으로 달리던 김모씨(41)의 차량이 약 25m 아래 홍제천 연가교 인근으로 추락했다. 차량에서 튕겨져 나온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김씨가 추락한 지점도 갑작스럽게 도로가 좁아지는 지점.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씨의 차량이 화단에 충돌한 뒤 내부순환로 밖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해 11월 28일과 30일에도 트럭과 냉동탑차가 각각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 모두 화단과 충돌해 차량이 뜨면서 1.1m 높이의 방호벽을 넘어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사고까지 총 3건의 사고는 모두 홍은동 인근 반경 2km 이내에서 발생한 것이다.

◇운전경력 20~30년 돼도…내부순환도로는 '마(魔)의 도로'
서울지리를 잘 아는 베테랑 운전자들도 내부순환도로는 '위험지대'라고 입을 모았다.

20년 운전경력의 택시기사 김모씨(51)는 "한적한 밤 대부분 차들이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릴 때는 위험하다"며 "도로 밑이 개천이라 그 모양대로 설계돼 구불구불하다. 직선도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헷갈릴 수 있다"고 했다.

황모씨(56·회사원)도 "차량이 고가 밑에서 진입할 때 좁아서 위험부담이 높다"며 "설계가 조금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황씨는 "운전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도 추락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늘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니게 된다"고 토로했다.

홍제동 주민 이모씨(55)는 이날 사고소식을 듣고 "추락지점에 행인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여러 명 변을 당할 뻔 하지 않았나"며 "아래까지 피해가 이어지는 데 난간을 더 높게 올리고 과속카메라를 많이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입유도 위해 조성한 '화단'이 오히려 추락 디딤대 역할
지난 해 12월 내부순환도로 사고대책을 위한 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내부순환로 진입 램프부분이 문제되지 않고 구조 상으로도 문제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내부순환로 진입로에 조성된 화단이 운전자들에게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했다.

내부순환도로 진입로는 다른 도로와 달리 90도로 급하게 진입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 도로 한쪽 끝이 끊어진 것처럼 갑작스럽게 화단이 만들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입로를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 도로를 확장하거나 다른 도로로 연결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진입부를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화단은 차량이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리며 내부순환로에 진입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위해 조성됐다. 그러나 화단 벽의 어두운 색 때문에 늦은 오후시간에는 화단이 아닌 진입로로 착각하고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경우가 생긴다.

또 화단벽 앞에 만들어진 지지대가 20~30cm정도밖에 되지 않아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 들어오다보면 오히려 화단 지지대를 발판삼아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도 있다.

이 교수는 "화단이 없었다면 차량이 직접 벽에 부딪혀 더 큰 사고가 생겼을 수는 있다"며 "화단 벽에 형광물질 등 어두운 밤에도 눈에 잘 띄는 색을 사용해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단의 지지대를 낮추든지 아예 높여 차량이 타고 넘어가는 경우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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