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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경기경찰 과학수사 현주소···“전문 과학수사요원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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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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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전성무 기자 =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난우중학교 체육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출동한 과학수사대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난우중학교 체육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출동한 과학수사대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



세상을 경악시킨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사건의 실마리를 푼 것은 언제나 과학수사였다. 2009년 겨울 전 국민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고 온 강호순의 경기서남부연쇄살인사건. 강호순의 축사 점퍼에서 나온 바늘구멍보다 작은 혈흔의 주인이 과학수사의 힘으로 밝혀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한 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10명의 부녀자가 희생된 연쇄살인 사건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점퍼의 혈흔은 강호순이 추가 범행을 자백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과학수사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뉴스1이 경기경찰을 통해 경찰 과학수사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경기도 내 일선 경찰서 과학수사팀 전문 과학수사요원이 턱없이 부족해 현장 자체대응력, 각 서 전문 인력 배치, 질병대응시스템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감식업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과학수사요원을 크게 11개 전문분야로 나누고 수시로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등 인력 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경찰서에는 이런 특성화 된 과학수사요원 자체가 부족해 강력사건 발생 시 지방청 인력 지원을 받아야 사건 처리가 가능, 신속한 현장대응을 할 수 없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각종 화학약품 노출 빈도가 높아져 과학수사요원 장기근무자들이 치명적 부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

◇경기경찰, 분야별로 특성화 된 전문 과학수사요원 양성

경찰은 감식업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시로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등 인력 특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경찰은 CCTV 분석, 범죄 분석, 법최면, 몽타주, 유전자 분석, AFIS(지문검색시스템), 족윤적 감정, 검시, 화재조사, 거짓말탐지. 현장감식 등 11개 전문분야를 나누고 과학수사요원을 양성하고 있다. 전문분야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과학수사요원들은 경찰수사연수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청 과학수사계에서 실시하는 전문화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경찰수사연수원에서는 현장사진촬영기법, 현장감식, 과학수사기법, 화재감식, 혈흔분석, 법최면, 범죄분석전문과정 교육을 1~4주 과정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다.

국과원은 과학수사요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 과정 화재감식실교육을 실습위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신입검시관들을 대상으로 6개월 장기 검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청 과학수사계에서는 매년 6월과 10월 각각 3일 동안 경찰청, 국과원으로부터 전문가를 초빙해 과학수사요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청 과학수사계에는 이런 특성화된 전문 인력이 총 52명이 배치돼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일선서 살인 등 강력사건 자체처리 어려움

일선 경찰서의 상황은 어떨까.

경기청 과학수사계 이상훈 팀장은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 감식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명의 감식요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 감식, 검시, 범죄분석 팀이 반드시 현장에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뉴스1이 경기도내 41개 경찰서 과학수사팀을 대상으로 근무현황(1월 20일 기준)을 파악한 결과 일선서 대부분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현재 도내 41개 경찰서에는 과학수사요원이 각각 2~7명씩 배치돼 있어 필수 현장 감식 인원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서별로는 14개 경찰서(수원서부, 안양동안, 성남수정, 성남중원, 분당, 부천소사, 시흥, 용인동부, 화성서부, 이천, 김포, 안성, 파주, 구리)가 4명, 13개 경찰서(과천, 군포, 안양만안, 부천오정, 용인서부, 의왕, 하남, 여주, 가평, 양평, 양주, 동두천, 포천)가 3명, 8개 경찰서(수원중부, 수원남부, 광주, 고양, 안산단원, 안산상록, 일산, 남양주)가 5명씩 각각 배치돼 있다.

광명 평택 용인동부 등 3개 경찰서는 6명, 부천원미와 의정부는 7명의 과학수사요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연천경찰서는 2명이 배치돼 있어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근무 시스템을 보면 3교대 당직(24시간 근무)-일근(오전9시~오후6시)-비번, 4교대는 당직-일근-일근-비번 순이다.

2교대는 당직-비번 순으로 돌아간다. 비번인 직원을 제하면 일선 경찰서에서는 1~6명이 돌아가며 근무하는 셈이다.

도내 41개 경찰서 가운데 절반 이상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고, 현재 지구대처럼 4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연천 경찰서는 직원 2명이 당직-비번 순으로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일선서의 인력난은 사건 처리 효율 문제와도 직결된다.

전문 현장 감식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살인 등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지방청 과학수사계에 인력 지원요청을 해야만 사건처리가 가능한 실정이다.

일선서는 지문, 족윤적 감정, 화재감식 업무(일부서만 가능)는 자체처리가 가능하지만 CCTV 분석, 검시, 유전자분석, 법최면, 몽타주 등 세부 감식업무는 경기청 인력 지원 없이는 자체 처리가 불가능하다.

살인 등 강력사건 발생 시 투입되는 검시관은 일선서에 단 한명도 배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일선서는 서별로 지정된 병원 소속 검안의를 대동하고 변사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범죄와 관련된 변사사건일 경우에만 검안의 대신 지방청 검시요원이 투입된다. 경기청 과학수사계는 일선서 지원요청을 접수하면 6~10명의 전문과학수사 요원을 투입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 자체 현장 감식 업무가 불가능해 지방청 인력지원을 통해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신속한 현장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요원들, 화학약품 노출빈도 높아 "질병발생 우려"··· 질병 대응시스템은 전무

과학수사요원들은 인체에 유해한 미세 분말가루 등 증거채취용 화학약품에 오랫동안 노출돼 질병발생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16년 동안 수원경찰서(현재 수원중부경찰서)에서 과학수사요원으로 근무한 전직 경찰관 성시경(64)씨. 성씨는 1974년 4월 경찰에 투신한 뒤 1980년 초부터 16년여 동안 감식반 근무를 했다.

하지만 5년 뒤 기침이 심해지고 가래를 뱉으면 피가 묻어 나오는 증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씨는 병원에서 결핵 판정을 받고 6개월 동안 치료를 해 완치됐다.

담배도 끊는 등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왔지만 그 뒤로 결핵이 5번 재발했다. 한번 결핵이 재발 할 때마다 약을 먹고 완치되는 기간이 점점 늘어 2년 동안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결국 성씨는 2005년 3월 5번째 폐결핵 판정을 받고 자신의 왼쪽 폐를 절단해야 했다.

성씨는 국가로부터 치료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수술비와 입원비, 약값 등 치료비 전액을 사비로 부담했다.

성씨의 질병과 감식반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 해줄만한 관련 연구결과도 전무한데다 감식 업무 특성상 질병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누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성씨는 9개월 뒤인 그 해 12월 병든 몸으로 정년퇴임 했다.

성씨는 "그때는 지금보다 감식반 인원이 훨씬 적어서 혼자 감식업무를 다 처리했다"며 "매일 잠도 못자고 분말가루를 취급하다 보니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폐에 침투해 병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를 혼자서 오래하다 보니 분말가루나 향정신성 화학약품 같은 유해물질을 접하는 시간도 늘어 결과적으로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나 뿐만이 아니라 과학수사요원들은 다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과학수사요원들에게 모든 경찰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질병대응시스템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일선서 과학수사요원들 "인력 늘려야 한다"

일선서 과학수사요원들은 현장대응력 향상과 질병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문 감식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A경찰서 한 과학수사요원은 "사건 해결의 첫 단추는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현장 증거채취인데 전문 감식인원이 부족하다"며 "부족한 인원으로 근무하다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 곤욕을 치르기 때문에 현장대응력 향상을 위해 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경찰서 과학수사요원은 "지금까지 직원 3명중 1명은 형사 관리 업무 지원을 나가고 2명이서 당직-비번 맞교대 근무를 했다"며 "근무가 너무 힘들어서 얼마 전 3교대로 업무조정을 했다. 사람이 없으니까 범죄혐의점 있는 사건은 지방청에 지원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경찰서 과학수사요원은 "과학수사 오래하면 몸에 안 좋은 유해성 물질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인력이 부족하면 그만큼 노출시간이 많아지는 게 아니겠냐"며 "두렵긴 하지만 경기경찰 자체가 서울에 비해 인원이 부족해 증원에 어려움이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단계적으로 전문 과학수사요원 양성"

경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는 "본청에서 인력 증원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과학수사 요원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며 ”2인1조 3교대 체제를 확대해 근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수사요원의 질병발생 위험성에 대해서는 "내 외근 요원들을 대상으로 정기검진을 실시하는 것 외에 질병대응시스템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서도 모 과학수사 연구원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경찰은 2010년 말 이강덕 전 청장의 ‘특별지시’로 지방청 과학수사계 인원을 20명 가까이 증원했지만 일선서의 현장대응력, 전문 인력 배치, 질병에 대한 문제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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