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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리즘]초딩 아들 게임중독 때문에 이민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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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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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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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고해성사부터. 기자 초년병 시절 '삼국지'라는 컴퓨터 게임에 푹 빠졌다. 늦바람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퇴근후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평일 낮은 비몽사몽이었다. 주말에는 화장실 가고 컵라면 먹는 시간만 빼고 60시간 연속 게임을 하는 일이 잦았다. 말 그대로 '삼국지 폐인'이었다.

6개월 동안 천하통일을 두 번 하고 난 뒤의 어느날, 게임 속 군사들이 단지 프로그램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린' 것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허망했다. 그 시간에 취재를 열심히 했더라면…. 후회해도 늦었다. 건강과 체력도 엉망이었다. 게임을 완전히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런 일은 이후에도 두어 번 더 있었다.

평소 냉철하고 이성적이라는 평을 듣던 터였다. 성인의 중독성이 이 정도인데 초·중·고 학생들은 과연 자제가 될까. 의문이었다. 대상은 멀리 있지 않았다. 중학생 조카가 누나랑 게임시간을 두고 옥신각신이었다.

조카 왈, "저는 스트레스를 어디서 풀어요?" 게임 폐인이었을 때 내가 했던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자기합리화의 말일 뿐이다. 매형의 씁쓸한 우스갯소리. "학생부 용어 중에서 등급을 레벨로, 점수를 랭킹으로, 표창장을 득템으로 바꾸면 애들이 미친듯이 공부할 거야."

민간 인터넷중독 치료기관인 '인터넷꿈희망터'의 이형초 센터장은 말한다. "요즘에는 대학생들도 게임 때문에 휴학을 반복하는 일이 많아요. 자기통제력이 떨어져 학교도 못다니는 대학생들이 많이 늘어난 거죠." 대학생뿐만 아니라 결혼한 가장들도 문제다. 남편의 게임 문제로 다투는 부부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얼마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의사도 게임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하지 않던가.

뇌 연구자들은 게임중독이 마약중독과 동일한 '뇌질환'이라고 강조한다. 자발적으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심각한 경우 '이민'을 선택한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아들의 게임중독이 심각해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로 이민을 가 치료에 성공했다는 것. 그나마 이런 케이스는 다행이다. 이민을 가고도 실패하는 경우도 많단다.

이 센터장의 증언. "상담자 중의 한 분인데 아들의 게임중독이 심각해서 아빠가 고심 끝에 카자흐스탄으로 유학을 보냈어요.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어요. 카자흐스탄에도 PC방이 있었던 거죠."

내달초 학교폭력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게임규제책을 만지작거리자 게임업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중규제다, 실효성도 낮다, 게임수출이 어려워진다 등등 아우성이다. 타당성을 인정한다. 그리고 지금도 부모가 조금만 신경쓰면 자녀의 게임시간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단다.

하지만 10명중 1명꼴로 인터넷·게임중독이 의심되는 '불편한 진실'도 직시해야 할 상황이다. 인터넷 게임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자는 주장이 아닌 이상, 청소년기에 하루 5~6시간씩 게임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은 업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상식에 가깝다. 게임업체에 종사하는 분들을 포함해 이 세상 그 어떤 부모도 거의 매일 하루 5~6시간씩 게임을 하는 자녀를 원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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