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무 "ECB도 국채손실분담에 동참해야"

그리스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중앙은행들도 손실분담(PSI)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니젤로스 장관은 이날 집권 사회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민간채권단과의 협상과 병행해 공공부문 채권단의 참여를 위한 협상도 진행돼야 한다"며 "즉, ECB도 동참해야 하며 각국 중앙은행들과 관련된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와 PSI 협상을 진행중인 민간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ECB도 손실분담에 함께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말 ECB에 대해 그리스 재정정자 확대를 막기 위해 책임있는 자세를 더욱 보여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CB는 2010년 그리스 국채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액면가 밑으로 그리스 국채를 사들였다. 또 그리스 은행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면서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받아왔다. 이에 따라 ECB가 보유중인 그리스 국채 규모는 400억유로(약 58조원)에 달한다.

ECB가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는 금리가 7%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고 만기까지 간다면 그리스 국채는 큰 수익을 내게 된다.


이에 대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공공부문 채권단은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이미 충분한 일을 했다고 전하며 선을 그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민간채권단이 보유중인 국채를 50% 손실처리해야 한다"며 "공공부문 채권단의 추가적인 기여는 필요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실적발표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협상이 앞으로 며칠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번 주말 다시 그리스를 방문해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간채권단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 의장을 맡고 있는 아커만은 "민간채권단은 그리스 국채에 대해 70%의 손실 분담을 요구받고 있다"며 "금융사들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손실 분담에 동참할지가 현재 PSI의 쟁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