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손님에게, 불특정다수에게 의미 있는 식당이 되고 싶다.

머니투데이
  • 정민영 월간 외식경영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0,751
  • 2012.02.05 21:33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외식업의 성공 키워드 ‘콘텐츠’

외식업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맛? 물론 맛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맛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토리텔링, 이미지를 담은 독특한 인테리어, 차별화된 메뉴, 접객 서비스 등 그 외의 부가적인 부분이 맛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즉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것. 외식산업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전반에 걸쳐서 콘텐츠는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FI비지니스 아카데미’에 각 분야의 외식 전문가들이 모여서 외식산업에서 어떠한 콘텐츠가 필요하고 이러한 콘텐츠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좌담회를 통해 알아보았다.
손님에게, 불특정다수에게 의미 있는 식당이 되고 싶다.

월간외식경영 김현수 대표(이하 김 대표) l 콘텐츠가 외식업의 중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정작 중요한 한식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막상 실천하는 것은 거의 미미합니다.

어떤 외식 브랜드는 인문학·식문화적 관점이 배제된 양질의 콘텐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서 해외진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주요 키워드를 인터넷 퍼털 뉴스에서 거의 도배하고 있죠. 현재 우리나라에는 60만개 식당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서라도 차별화를 위한 콘텐츠를 인식시킬 계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스타트컨설팅 김상훈 대표컨설턴트(이하 김) l 한국 외식 시장의 숨어있는 문제점 중 하나가 수요와 공급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공급 과잉은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점입니다. 일본은 몇 대에 걸쳐서 외식업을 이어가는 관습이 있어 자연스레 역사를 구축하고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생계의 수단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상당하죠. 1997년부터 컨설팅 일을 시작하며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습니다. 왜 이들이 실패했는지 문제점을 짚어봤는데 매출부진으로 고민하는 업주 중 50% 이상이 ‘우리 음식은 정말 맛있는데’라고 하더라고요.

최소한 100명 당 1명이 음식점이 한다는 통계에 비추어보면 한국 외식시장은 정말 경쟁이 치열하죠. 갈 곳이 많아지다 보니 소비자는 자연히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 대표 l 그렇다면 실패한 사람들의 음식점은 대부분 콘텐츠가 미약한가요? 그들의 콘텐츠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김 l 그들은 콘텐츠에 대한 개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맛있고 싸거나 혹은 맛있으면서 고급스러우면 된다고 얘기하지요. 최근 실패 케이스를 살펴보면 콘셉트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콘텐츠에 개념이 있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콘텐츠에 대한 감이 없는 거지요.

김 대표 l '고래불' 같은 경우는 외식업을 한지 이제 9년차인데 상품력이 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품력이 외식업에서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고래불' 문상순 대표(이하 문) l 저는 외식업에서 상품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갖춰져야 콘텐츠도 제대로 형성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경북 영덕에서 소년시절을 보냈고 지역 언론사를 운영하다가 노후 생계가 걱정되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음식점이었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언론도 외식업도 모두 문화다’라는 글을 본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지요. 저는 50~60대가 공감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시다시피 한식에 대한 문헌적 자료가 많이 없는 상태입니다.

문헌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면 어릴 적 할머니가 하는 작은 점포에서 이미지를 따와 추억이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향이 영덕이다 보니 소년시절을 생각하며 동네에 있던 해산물 음식점으로 정했지요.

저는 콘텐츠를 과거, 고향, 추억에서 찾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추억이 있지요. 추억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입니다.

김 대표 l 그럼 추억이 있는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 수 있습니까?

김 l 예를 들어 문 대표님이 매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래불>의 훌륭한 콘텐츠가 되지요. 어느 족발집에 84세인 할머니가 카운터에 앉아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왠지 전통 있는 곳 같아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고객을 모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20~30대 창업자인데 이들에게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사실 어렵죠. 얼마 전 서울 역삼동 <광교도시락>을 우연히 갔는데 작년 11월에 오픈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블로그에 많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방문해보니 60대 어머니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고 매장 한편에는 광교도시락에 대한 이야기가 걸려있었습니다. 음식을 먹어보니 맛도 좋아서 ‘처음 아니시죠?’라고 물었더니 그 곳 대표가 아들인데 어머니가 예전에 서울 관철동에서 외식업을 오랫동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곳은 어머니가 하나의 훌륭한 콘텐츠가 되니 매장의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이정도의 화젯거리 없이 그냥 창업스쿨을 나온 젊은이들은 가슴으로 다가가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설, 상권에 의지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l 콘텐츠를 찾는 방법에는 공식이 없지만 어느 정도 선천적 창의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업종이든 소설을 창작하면 실절적인 콘텐츠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다양한 콘텐츠 중 그릇을 가장 으뜸으로 칩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 음식이고 그 다음이 음식을 담는 그릇인데 왜 인테리어에 돈을 들이는지 의구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매장은 그릇이 운영비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그릇 때문에 고객이 방문하기도 하고 설령 맛이 없어도 커버해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 l /그렇다면 그릇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나요?

문 l 한식은 도자기 50%, 유기 30%, 목기는 관리가 너무 어려워 제한적이지만 이것들이 같이 섞이면 하나만 사용할 때보다 전통 스타일의 세팅을 제대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인정할 정도로 좋은 식기를 사용하고 있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지만 제 가게가 한식의 격을 올리는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인지라 그릇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리빙걸쳐 황규선 대표(이하 황) l 맞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맛은 이미 보편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문화, 패션, 음식을 통틀어 재미를 위해서 매장을 선택하므로 업주가 소비자의 니즈를 어느 정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오로지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쓰고 있어서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사람은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어 다시는 고급 레스토랑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21세기는 사치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해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희대학교 최수근 교수(이하 최) l 요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힘들지만 그릇은 다릅니다. 쉽게 음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효과적인 콘텐츠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서울 삼청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플로라>의 경우 식기가 대부분 30만~50만원하는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릇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그만하라고 해도 그릇 때문에 오는 고객이 많다며 계속해서 그릇에 신경을 쓰고 있죠. 그릇이라는 하나의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l 저희 매장의 도자기는 손으로 빚은 최상급 그릇인데 접시에 이가 나가도 흉스럽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어버리니까요. 하지만 영세 창업자에게는 이런 고가의 그릇은 맞지 않을 뿐더러 실용성도 떨어집니다.

설렁탕집이라면 벼를 수확한 후 버리는 볏짚을 잘라 접시 위에 깔고 수육 같은 것을 올리면 퀼리티를 훨씬 높일 수 있습니다. 굳이 비싼 것을 사용할 필요 없이 이렇게 자신의 음식을 가장 돋보일 수 있게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황 l 전 이것이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어느 곳에서나 수라상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라상은 굉장히 어려운 메뉴인데 이것을 쉽게 구성하는 것을 보고 유행인건지 그냥 내놓는지 궁금했습니다.

매장에 궁이라는 콘텐츠가 아무것도 없는데 음식만 달랑 수라상인 것은 너무 대담하고 고객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요. 그런데 더 놀라웠던 것은 고객이 아무런 불만 없이 그냥 먹고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식에 대한 프라이드가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식의 경우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만 보통 거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죠. 현실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 일본인은 저에게 한식당의 음식은 다 똑같다고 말하더라고요. 중국의 경우 레스토랑 투어를 보름 동안 해도 다 다른 점에 반하는데 한국 음식은 폭이 좁습니다. 메뉴의 폭이 좁기 때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렇기에 메뉴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 대표 l 우리나라 소비자는 자동차, 의류 등 고급 소비재에 대해서는 많은 투자를 하지만 비싼 음식에 대한 투자는 인색한 편입니다. 최근 하이앤드 한우 전문 식당의 경우 매출이 상당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불경기도 불경기지만 음식과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식업에서 가치는 정말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두 곳의 사례를 들어서 말하자면 경기도 하남시 <하남돼지집>의 경우 상당히 외진 위치에서 재작년 1억원 미만의 소자본으로 오픈했는데 지금은 늘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대박집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업주는 전에 온라인 관련 마케팅 업무를 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가공하는 능력이 아주 탁월합니다.

다른 한곳은 경기도 양평 <몽실식당>으로 역시 입지 조건이 아주 불리한 곳입니다. 업주의 음식솜씨도 있고 장사적 안목이 뛰어나지만 기획과 마케팅 능력이 부재해서 저희 월간외식경영에 의뢰를 했습니다. 주로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양평군에서도 유명 업소로 자리매김했고 매출도 급속하게 신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죠.

그만큼 콘텐츠의 가치가 중요한데 대부분 업주들은 콘텐츠에 대한 정보보다 레시피 관련 정보에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평생 몇 번이나 경험할까요?

황 l 외국의 경우 레스토랑을 오픈하면 1년 이상 코디네이터와 함께 일을 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건축부터 참여해 오픈을 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코디네이트 작업을 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처음에만 잠깐 작업하니까 처음에 중요시 했던 부분이 코디네이터의 부재로 인해 나중에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 외식 업주들은 지속적인 매장의 유지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김 대표 l 일본의 경우 ‘오카다 데스’ 등 음식에 대한 기록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가 부족합니다. 한식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메뉴인데 음식에 대한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유지상 푸드 칼럼리스트(이하 유) l 역사적 근거가 없는 것을 역사인양 과대 포장해 스토리텔링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관련 문헌이 적다보니 업주가 그냥 만드는 것이 진짜 역사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외식업의 역사도 이해를 못한 상황에서 스토리텔링을 억지로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l KBS 프로그램인 명작 스캔들 보면서 콘텐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곤 합니다. 인물이 그려진 작품을 놓고 그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는데 한 패널이 예술 작품은 거짓이라고 하더라고요. 전 그 말에 공감했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어떻게 설명하고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또한 한식에 대한 역사도 제대로 구현하려면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문화 콘텐츠학과’를 만들었습니다. 학교에서부터 파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한 기업의 회장은 개발비를 투자하면서 연구만 하지 말고 개발도 하라고 하더군요. 이제는 콘텐츠를 학교에서부터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l 먼저 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은 굉장히 까다롭고 어떠한 화젯거리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단지 배를 채운다기보다는 과시, 문화, 커뮤니티 공간 등 격을 잇는 문화의 의미가 있는 외식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재미와 새로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 콘텐츠의 유형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인데 바로 고객과 주인의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주인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주인의 혼을 따라가는 직원이나 그 매장에 매료된 고객이 주가 될 수도 있죠. 두 번째는 메뉴인데 이때 메인보다는 밑반찬 이야기가 더 재밌어야 합니다.

당연히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 이야기와도 연관됩니다. 세 번째는 바로 시설입니다. 시설은 크게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소재와 공간배치, 디스플레이 등이 있는데 내관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외관입니다. 고객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릇은 음식을 담아내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가 오케스트라처럼 하나로 어우러진다는 것을 고객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바로 브랜드입니다. 이는 브랜딩과 브랜드 네이밍에 얽힌 콘텐츠가 될 수 있겠죠. 마지막은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는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 l 이제는 식당 업주들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제대로 직시하고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해도 누구에게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의뢰해야할지 모릅니다. 그만큼 진짜 전문가는 거의 부재합니다. 정부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공염불입니다.

또한 콘텐츠도 운이 따라야 눈에 띠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육개장 맛집으로 유명한 경북 안동 <옥야식당>의 경우 그동안 손님들은 해장국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선지를 빼면 육개장과 유사하다고 판단되어 주인 할머니에게 이 음식이 육개장이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을 월간외식경영에서 매스미디어에 기사화했는데 그 후 타 미디어에서 ‘육개장’ 또는 ‘육개장 같은 해장국’이라고 불리더란 겁니다. <옥야식당>은 유명한 육개장 식당으로 브랜드 가치가 현저하게 높아졌습니다. 경북 예천의 모 불고기집도 업주의 정서, 3대를 이어온 전통, 품질과 맛이 아주 좋은 곳인데 아직까지 타 지역에서는 유명하지 않아요. 바로 좋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성되지 않아서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대부분 식당 업주들과 창업자들은 전화로만 문의를 합니다. 컨설팅을 하면서 전화로만 몇 번이나 상담하는 경우가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빠른 기간 내에 표출할 수 있도록 증폭시켜줄 수 있지만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입니다. 마인드가 갖춰지지 않은 업주들에게는 콘텐츠의 유무가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김 l 제가 갔던 한 콩나물국밥집은 10평형 남짓한 공간이 다였는데 한쪽 벽을 여기서 사용하는 콩나물의 성장 과정부터 효능, 조리방법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 채웠더라고요. 저는 먹으면서 진짜 이 집 콩나물이 정말 좋은 거구나라고 저절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가게라도 콘텐츠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콘텐츠를 가져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내 매장의 마니아로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차별화해야 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예비창업자가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개념을 생계형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교체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준비한다면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죠.

김 대표 l 저는 상호만 바꿔도 매출이 올라가고 브랜드 인지도가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장 안에 준비된 모든 것이 완벽한데도 외부 익스테리어에서 흥미를 주지 못하면 점포 안으로 유인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음식점 고유의 콘셉트가 제대로 축약된 상호명만 사용해도 고객의 방문 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할 때 제대로 된 상호명 말고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문 l 어떤 음식을 하던 이제는 맛과 그 외의 것을 동시에 풀어야합니다. 물론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내공을 쌓아야 되는 것이죠. 음식점을 시작할 때 최소한 동일, 유사한 업체 30~40곳을 방문해 그 집의 콘텐츠를 파악하고 고객의 반응에 대한 이유를 분석해야합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초점을 두고 왜 고객이 방문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벤치마킹을 하면 다들 흠만 잡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유 l 제가 아는 어느 사장은 직원 3명을 데리고 일본으로 벤치마킹 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사장이 한 매장을 쭉 둘러보더니 ‘우리 업체보다 나을 게 없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콘텐츠를 파악하고 분석해야하는데 자기가 가장 잘났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또한 직원들 앞에서 그렇게 말했으니 직원들은 공부하러 와서 남은 일정을 그냥 놀다가게 되겠죠.

김 l 음식점을 둘러볼 때 최소한 업력 10년 이상 된 곳을 방문해야 한다고 봅니다. 10년 이상 지속해온 곳이라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니 숨은 이야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맛 집을 탐방하는 것과는 달라야 합니다. 또한 오랜 시간 명성을 유지해온 원조집을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옆집도 가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조집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 더 맛이 좋은 집들도 더러 있거든요. 물론 그 전에 원조집부터 먹어봐야하죠.

김 대표 l 오히려 새로운 시선으로 보면 기존의 시선으로 볼 때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죠. 얼마 전 불고기 투어를 갔을 때 가장 평이 안 좋았던 곳은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었습니다. 음식 맛이야 오랜 시간 해왔으니 어느 정도 수준이 되지만 주문을 받을 때 고객에게 부담을 주더군요.

사람들은 문제점이 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HERD라고 하지요. 어느 날 길을 가던 도중 한 모녀에 저에게 어떤 음식점 위치를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집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가격대비 가치가 있는 집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가지 말라고 얘기해줬지만 그래도 가더군요. 이미 관성이 생겼기 때문이죠. 보면 자신이 가진 가치에 비해 많은 손님들이 몰리는 음식점들이 있어요. 매체에서부터 객관적이고 직관적인 비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대표 l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최 l 오늘 콘텐츠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앞으로 강의 할 때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많이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젊들 세대부터 콘텐츠에 대한 시각을 연마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김 l 일본은 외식문화가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홍대 상권이 두드러지는 이유도 먹고 노는 문화가 함께 공존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한 메뉴를 특정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면 지역 행사에 이 메뉴를 연결시켜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자체와 외식 문화는 동떨어져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에서 좋은 콘텐츠들이 합쳐지면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문 l 이제는 문화적 콘텐츠로 접근해 기존에 외식업이 가지고 있던 천박한 이미지를 없애야 합니다. 처음 외식업을 시작할 때 외식산업이 예술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외식은 그야말로 공연예술이더군요. 고객마다 사연이 다르니 같은 공간에 있는 테이블이지만 각각의 스토리가 있는 특색 있는 테이블인 것이죠.

먹는 문화도 고급문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고래불>이라는 식당이 좋은 콘텐츠 사례가 되기를 바라며 매년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업주들에게 콘텐츠가 없다고 고민하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면 자기에 맞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황 l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콘텐츠는 이제부터 시작이니 앞으로 외식시장에서 좀 더 발전된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회 월간외식경영 김현수 대표
정리 정민영 기자 사진 변귀섭 기자
장소 FI 비즈니스 아카데미
참석자 김상훈 (주)스타트컨설팅 대표컨설턴트, 문상순 <고래불> 대표이사(음식평론가), 유지상 푸드 칼럼니스트, 최수근 경희대 조리과학과 교수(한국조리학회 회장), 황규선 리빙컬쳐 대표(한국식환경디자인포럼 회장) (가나다 순으로 정리)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카카오·네이버 주우면서도 불안한 개미…"바닥이 어디죠?"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제10회 청년 기업가 대회 참여모집 (-09/30)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