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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좀 적어도 '칼퇴'가 행복 1등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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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재테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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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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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 소득 따라 눈높이 높아지며 불만 커지는 경우 많아

[머니위크]이건희의 행복투자


가구의 소득이 어느 정도 수준만 된다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경제만족도는 높아지지만 생활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삶의 만족도가 소득에 영향을 받지만 소득이 아닌 다른 것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의 10%는 소득, 50%는 유전적 요소, 나머지 40%는 의도적인 활동에서 비롯된다고 심리학자들은 분석한다. 즉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소득을 올리고 있더라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정도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감은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경제적인 부분과 비경제적인 부분이 모두 포함돼 결정된다. 소득이 높아질 때 경제적인 부분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은 소득이 높아질 때 비경제적인 부분의 만족도가 하락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결국 소득과 관계없는 부분을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행복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소득이 많아질 때 돈 이외 다른 부분의 행복도가 감소하는 이유를 정리해봤다.

1. 소득이 많아지면 눈높이가 높아진다

소득이 적을 땐 소득이 많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표치가 낮지만, 소득이 점차 늘어나면 그만큼 목표치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소득이 많아졌으면서도 과거와 같은 소비패턴과 생활수준을 지향한다면 '현실 대비한 삶의 만족감'이 늘어나지만, 소득이 많아짐에 따라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진다면 '현실 대비한 만족감'은 커지지 않게 된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나 나타난다. 사회적으로 성공의 사다리를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이므로 낮은 곳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높은 곳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것이 더 힘들다. 따라서 위를 바라보는 시각의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한, 위로 올라갈수록 행복해지기 보다는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게 된다.

↑ 한 직장 안에서 직급이 낮고 연봉이 적은 사람은 퇴근 이후 일을 잊고 지내지만, 사장과 임원은 근무시간이 따로 없이 늘 몸과 마음이 일에 묶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 한 직장 안에서 직급이 낮고 연봉이 적은 사람은 퇴근 이후 일을 잊고 지내지만, 사장과 임원은 근무시간이 따로 없이 늘 몸과 마음이 일에 묶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성적이 낮다고 생각할 땐 어느 정도만 올라가도 좋겠다고 바라지만 막상 성적이 올라가면 그 이상을 바라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은 누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막상 다른 사람에 의해 구출되고 나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는 속담도 있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속담 역시 상황이 좋아진 뒤 사람 마음이 변한다는 사실을 표현해준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소득 자체가 아니라 행복으로 여긴다면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눈높이를 약간은 높일지언정 소득이 늘어난 만큼 많이 높이지 않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2. 소득이 많은 일을 하면서 삶의 자율성이 떨어진다

사람은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이 더 많이 주어질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 소득이 많은 만큼 삶의 자율성이 높은 사람도 있지만, 그 반대인 사람들도 많다. 사회적으로 소득이 많은 집단이나 소득이 많은 위치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바쁘고 일에 매여 사는 경향이 있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항상 자신이 뜻하는 대로 일의 결과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직장 안에서 직급이 낮고 연봉이 적은 사람은 퇴근 이후 일을 잊고 지내지만, 사장과 임원은 근무시간이 따로 없이 늘 몸과 마음이 일에 묶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 사람들이 못사는 이유만으로 불행하다면 방글라데시 같은 국가의 국민들도 불행해야 하는데 오히려 행복도가 높게 측정된다. 북한 주민의 불행은 경제적인 빈곤에 더불어 자유가 적다는 것에도 기인한다. 뉴질랜드 웰링턴 소재 빅토리아대학 연구진이 전 세계 63개국 4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개인적인 독립성과 행복이 부(富)보다 웰빙에 더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온라인 조사(머니투데이, 2008년 1~2월)에서 월급은 적어도 출퇴근이 확실해 자율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공무원이 평균 68.1점으로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농림축수산업(61점), 전문직(60.4점), 회사원(59.4점)의 순서였다.

전문직에 비해 사회적 지위가 낮고 회사원보다 못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농림축수산업 종사자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게 나온 것이나, 무직자(52.7점)가 금융업 종사자(50.6점)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은 것도 돈에 관련되는 부분을 제외한 다른 면에서 자율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3. 소득이 많을수록 책임감과 주변의 기대감이 커진다

소득이 많을수록 주변 사람들이나 몸담고 있는 집단, 사회에 대해 해야 할 의무와 책임감이 늘어난다. 소득이 많을수록 주변 사람의 기대치도 높아진다. 예전에 집안이 유복한 어떤 사람에게 모 집단에서 대표 역할을 맡아주길 종용했지만 남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닌 그 사람은 거절했다. 그 뒤 압박이 가해지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막상 자신이 소득이 많아진다면 이러한 책임감을 기꺼이 가질 것인지 따져본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자신이 아직은 소득이 적다고 생각하더라도 자신보다 더욱 소득이 적고 힘든 사람들도 분명 있으며,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도 자명하다.

소득이 적을 때 불평하고 요구하는 것은 차라리 쉽다. 가정에서도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수록 아내와 아이들의 요구사항이 늘어난다. 달인 김병만 씨는 과거 어머니에게 '왜 나를 이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게 했냐'고 화를 냈던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어머니가 '미안해'라고 하셨다며 눈물을 보였었다.

하지만 잘 사는 집의 아이는 나름대로 부모에게 큰 것을 요구하고 부모가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생떼를 부리는 가정도 많다.

4. 소득이 많아지면서 삶의 태도가 물질 의존적인 방향으로 변해간다

소득이 많아지면 삶의 태도가 물질 의존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도 흔한 현상이다. 돈이 적으면 평소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지만 돈이 많아질수록 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나서 오히려 소소한 행복감은 줄어든다.

돈이 적으면 친한 사람들과 싼 술을 마시며 일상의 수다를 떨지만, 돈이 많아지게 되면 비싼 양주를 마시고 팁을 줘야 하는 고급 술집에 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곳에서 대화는 일상의 수다와는 다른 차원으로 흐른다.

돈이 적을 때는 가정 안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던 남자가 돈이 많아진 뒤엔 가족들에게는 돈을 많이 가져다주는 것으로 그치고, 밖에서 아내가 아닌 여자에게 비싼 선물을 해주며 데이트하는 경우도 있다.

돈이 적은 가정에서는 부모가 아이에게 비물질적인 사랑을 줄 수밖에 없지만, 돈이 많은 가정은 돈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대신하는 부모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용돈을 많이 받는다고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정신적 행복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부모와 또래집단과의 관계이지 가정의 소득 수준이 아님이 조나단 브래드쇼 요크대학 교수의 연구에도 드러나 있다. 어른들도 돈보다 애정을 중시하는 사람이 인생을 더 만족스럽게 영위한다는 보고가 있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경제만족도는 높아지지만 삶의 총체적인 행복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로부터 돈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돈을 벌고 자산을 늘려가면서도 물질이 아닌 것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습성을 길러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득이 늘어나고 자산이 늘어난 뒤에도 이전의 소박한 마음과 좋은 습성은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행복 증진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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