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 '싼 맛' 아니면 안 산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싼 물건이 아니면 찾지 않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8개월째 낙찰가율이 7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회 유찰 물건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2회 유찰물건 응찰자 수보다 많았으나 올 들어서 이같은 분위기가 역전됐다는 분석이다. 침체의 골에 빠진 부동산시장에서 아파트 경매 시장도 예외이지 않다는 반증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유찰횟수별 수도권 아파트 응찰자수 분포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2회 유찰 물건의 응찰자수는 1547명으로 1회 유찰 물건 응찰자수 877명의 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경매는 1회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격이 20~30%가량 내려가기 때문에 유찰횟수가 많은 물건의 응찰자 증가는 저가매수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해에는 1회 유찰 물건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2회 유찰 물건 응찰자보다 많았으나 올해 들어서는 2회 유찰 물건 응찰자수가 1회유찰 응찰자수를 역전하였고 2월 들어서는 그 격차가 더 늘어났다.

저가매수 경향은 지역별 응찰자수 변화에서도 감지됐다. 수도권 3개 광역시도 가운데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서울의 응찰자수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경기와 인천에서는 응찰자수가 전월대비 각각 12%, 38% 증가했다. 경기지역은 용인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입찰이 여러차례 유찰된 여파로, 인천은 장기간 낙찰가율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세력의 본격적인 유입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저가매수 분위기의 영향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저가에 낙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한강능곡역 성원상떼빌 아파트(전용면적 85㎡)는 2010년 11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낙찰가격은 2억4500만원으로 감정가격의 77%에 그쳤다. 해당 부동산은 소유자 점유 물건으로 낙찰 금액 외의 별도 부담은 없으며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의 다른 아파트가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사건번호 고양6계 2011-24278)


당분간 아파트 경매시장은 낮은 낙찰가율의 저가 매수 시장 중심으로 지속될 것 으로 전망됐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낙찰가율 하락이 초기에는 시장의 위축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저가매수세력의 유입이 확산되기 위해선 부동산시장이 바닥이라는 인식도 함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