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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 110억 그후…'5만원권' 10장중 4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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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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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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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으로 본 세상] 10조원 규모 '5만원권'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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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에 첫 선을 보인 5만원 고액권이 발행된 2009년 6월23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한 시민이 교환한 5만원권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임성균 기자
# 사례 1 = 2011년 4월 전라북도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110억대의 돈뭉치가 쏟아져 나오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경찰이 마늘밭을 파헤친 결과, 5만원권으로만 무려 110억원의 현금이 나왔다. 수배 중인 친척으로부터 12차례에 걸쳐 불법 도박 수익금을 받아 마늘밭에 숨겨둔 이모씨는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11월 광주고법은 남편인 이씨에게 징역 1년을, 부인에게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사례 2 = 생활용품 기업 피죤의 창업주 이윤재 (78) 회장. 그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은욱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청부폭행의 대가로 폭력배에게 건네진 돈은 3억원. 이 돈은 5만원권 6000장으로 전달됐다. 당시 경찰은 이 회장이 부하 직원에게 5만원권 6000장으로 3억원을 절반씩 두 차례에 나눠서 건넸고 이는 착수금과 성공 보수를 구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사례 3 =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로비 청탁 명목으로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로비스트 박태규(72)씨. 지난해 11월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박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검찰이 압수한 5억2000여만원을 몰수하고 8억4000여만원을 추징했다. 박씨 자택과 개인금고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5억2000여만원이 발견됐다. 5만원권 1만499장(5억2495만원)이 은행 대여금고에 은닉돼 있었다.

2009년 6월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5만원권이 갖가지 범죄에 등장하고 있다. 5만원권이 발행되면 기업 비자금이나 뇌물, 은닉재산, 탈세 등을 부추길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검찰이 한 사립학교 교장을 비리 혐의로 수사하다가 집 금고 속에서 현금 17억원을 발견했다. 학교 자금 횡령과 금고 속 돈의 관련성을 수사했지만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바'(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는 5만원권을 로비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공천이나 선거운동 비리, 국회의원 줄소환 사태를 빚은 '청목회 사건'에서도 5만원권이 등장했다.

문제는 5만원권이 범죄에 사용될 경우 돈 흐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금 추적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 검찰은 금품을 주고받은 당사자 중 한쪽이 혐의를 부인하면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5만원권은 사실상 수표라고 말했다. 그는 "부피가 작고 금액이 커 불법자금으로 전달하기 쉽다"며 "도박자금이나 뇌물 등 악용의 소지가 많고 실제 수사 과정에서 5만원권이 자주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뇌물사건에서 한동안 미국 달러가 사용되던 때가 있었는데 달러 대신 5만원권이 주로 사용된다"고 했다. 달러는 사용하기 위해 환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그나마 추적이 가능하지만 5만원권은 자금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009년 6월 5만원권이 첫선을 보인 이후 28조원어치, 5억6000만장이 발행됐지만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10장 중 4장(약 2억장)의 소재지가 불분명한 상태다. 최고 액면 화폐인 5만원권은 그야말로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편의성과 수표발행 비용 감소 등 화폐 유통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검은돈'의 효용성 측면에서도 당당히 '지존'의 자리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편리함에 따르는 부작용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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