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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우동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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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민영 월간 외식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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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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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정통적인 우동이 있다면 한국에는 우리만의 독특한 우동 문화가 있다.

추운 겨울 날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 한 잔, 우동 한 그릇을 사이에 두고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차 사이를 지나 휴게소에서 먹는 가락국수까지 우동의 모양새는 보통 오동통한 하얀 면발에 구수해 보이는 진갈색 국물이건만, 맛은 하나같이 다 다르다.

세계에서 맛볼 수 있는 우동도 천차만별이겠지만 이것 하나는 같을 것이다. 우동은 사람을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메뉴라는 것.

◇ 우동, 에도시대부터 탄력 받다!
일본에서는 우동이 국민음식인 라멘만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식이라고 한다. 일본 우동은 헤이안 시대 당나라에 유학했던 승려 고보(弘法) 대사가 가가와현 고마쓰 마을로 돌아오면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그는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채소 등을 넣고 삶은 음식인 ‘곤돈’(混沌)을 만드는 기술과 주재료인 밀을 가지고 왔으며 만두에 가깝던 곤돈이 시간이 흐르면서 국수의 형태로 변해 지금의 우동이 됐다는 것.

7세기 에도시대부터 메밀국수와 함께 널리 퍼진 우동은 재료와 맛이 다양해졌으며 고명에 따라 여러 종류의 우동으로 탄생했다.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발달한 관서우동이 사누끼 우동의 시초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누키 우동, 간사이 우동, 홋카이도 우동을 일본 3대 우동이라고 일컫는데 특히 사누키 우동은 시코쿠 지방 가가와현의 옛 이름으로 일본 내에선 우동의 고향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고.

또한 8세기 무렵 중국에서 건너온 만두의 일종인 ‘곤통’이 와전돼 ‘온돈’으로 표기, ‘운동’, ‘우동’으로 읽히면서 우동으로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것이 언젠가부터 중국식 칼국수를 지칭하기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손으로 비벼 만든 굵직한 중국식 국수였던 하쿠타쿠의 발음이 부드럽게 변화한 호토와 연관이 있다는 것.

소리로는 거리가 멀지만 똑같이 굵은 밀가루 국수를 뜻하는 것인데 지금도 손으로 비벼 만든 국수가 야마나시현의 호토, 미야자키현의 호초로 남아있다고 한다.

◇ 한국인의 가락국수
일본어로는 우동, 우리말로 순화시키면 가락국수라고 불린다. 한국의 우동은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리네 우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고속도로 휴게소의 가락국수다.

차가 정차하는 15~30분의 시간동안 후루룩 먹는 휴게소 우동은 반죽부터 육수까지 오랜 시간 정성을 쏟아 만드는 일본 우동과 달리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만들어져 여행길의 색다른 묘미가 되어준다.

또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는 하나도 없고 포장마차의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이 전부지만 그 위에 놓인 우동과 소주잔은 서민들의 허기뿐 아니라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주었다.

가벼운 주머니에 우동 한 그릇이면 세상을 짊어지고 가는 나의 친구와 허심탄회한 이야기까지 모두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일본 각 지역의 정통 우동을 선보이는 곳들도 많아졌다.

직접 손으로 반죽하고 제면하고 모든 과정에 하나하나 신경쓰는 우동을 맛볼 수도 있고 일본 우동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우동을 선보이는 곳도 많다. 어느 형태로는 한국인에게 더할나위없이 좋은 삶의 한부분이 되어주었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다.

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구리 료헤이의 소설 「우동 한 그릇」애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두 아이와 한 여인은 우동 집에 매년 12월 31일 찾아온다. 처음에는 한 그릇만, 다음해는 두 그릇만 주문한다. 주인 부부는 그럴 때마다 반인 분씩을 더 준다.

주인부부는 그날이 되면 자리를 비워놓고 그 손님들을 기다린다. 한참동안 오지 않다가 어느 날 건장한 두 청년과 노부인이 찾아오고 주인 부부는 직감적으로 그 손님들이라는 것을 알아챈다. 노부인은 3그릇을 주문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거창한 외식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은 원서에는 우동이 아니라 메밀국수로 되어있는데 번역 시 메밀국수가 우동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 밤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메밀보다는 우동이 한국인의 정서에 더 맞을 것이라는 무언의 확신이 있었기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지 않았을까.

◇ 한국인에 맞게 변화하는 우동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우동 한 그릇
지금까지 획일적이었던 우동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우동은 뜨끈한 국물에 하얀 면발이었지만 일본식 우동과 퓨전우동들이 더해져 우동 시장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다양한 식재료와 달착지근한 소스로 볶아낸 볶음우동부터 상큼한 맛이 더해져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 우동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여름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냉우동도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Take out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볶음 우동을 컵에 넣어 3000원에 판매하
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층을 고려해 그들의 문화와 접목시켜 가격대비 만족도를 높였다.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파악해 형식을 타파한 새로운 형태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우동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도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우동이 계속해서 한국의 우동 시장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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